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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반란일까?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해 사퇴를 요구한 게 정말 반란 차원일까? 정말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일까?

그렇게 보기 힘들다. 어제 벌어진 풍경이 그렇게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정동기 사퇴 요구를 주도했던 안상수 대표가 목소리를 낮춘 것이나, 당초 사퇴 요구에 동의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원내대표가 “나는 동의한 적 없다”고 뒤늦게 선을 긋는 것이나 모두 '반란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그럼 권력투쟁일까? 일각의 분석대로 청와대와 당 인사가 두 계열로 갈려 권력투쟁에 나선 걸까?

이 또한 그렇게 보기 힘들다.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 문제가 제기된 데 대해 청와대 참모들이 했다는 얘기가 부정적으로 보는 근거다. “대통령의 의중이 처음부터 정동기 후보자에게 실려 있어 한계가 있었다”는 그들의 해명은 권력투쟁설을 일축한다. 이 해명 그대로라면 투쟁대상은 대통령이 된다.


그래서 새삼 살핀다. 미처 살피지 않은 하나의 가능성이다. ‘오판’이다.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이, 더 구체적으로는 ‘비토’를 주도한 안상수 대표가 청와대의 ‘시그널’을 잘못 읽었을 가능성이다.

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물론 정황 수준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세 가지 이유다.

무엇보다 안상수 대표의 언행이 눈에 띈다. 10일의 강성 입장이 다음날 온건 화법으로 바뀐 게 첫째 이유다. 하지만 이건 앞서 짚었으니 생략하자.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안상수 대표의 캐릭터다. 잇단 ‘설화’ 때문에 정치적 곤경에 몰려있던 그다. 게다가 ‘청와대 대리인’이란 이미지까지 안고 있던 그다. 그래서 그의 지도력은 거의 없었다. 당내에서 ‘말발’을 세우기조차 버거울 정도였다. 그런데도 최고위원들은 그의 선창에 전적으로 따랐다. 

단순히 따른 게 아니라 전격적으로 따랐다. 안상수 대표의 ‘사퇴’ 선창이 최고위원 전원의 합창으로 바뀌기까지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퇴 요구 이후의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정무적 숙의를 거듭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이유이자 의문사항인 이 세 가지 항목을 일거에 정리하는 게 바로 ‘오판’ 가능성이다. 안상수 대표가 청와대의 ‘시그널’을 사퇴 유도로 잘못 읽었다면? 안상수 대표가 자신이 잘못 읽은 ‘시그널’을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뜻’으로 전달했다면? 안 대표의 선창을 고깝게 들을 이유도, 정치적 파장을 깊게 숙의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마침 관련된 얘기도 들린다.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최고위원이 “정동기 후보자 사퇴 문제를 청와대와 조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자 안상수 대표가 “이재오 특임장관과 전화 통화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단다.<한국일보 보도>

다른 얘기도 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가 전한 얘기다. "이 장관은 안 대표와 10일 아침 통화에서 '2~3일 정도 시간을 갖고 당·청 간 조율을 통해 정 후보자 거취 문제에 대한 단일한 흐름을 만드는 게 낫지 않으냐'는 의견을 냈는데 안 대표가 그렇게 급하게 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단다.<조선일보 보도>

이 전언에 따르면 안상수 대표는 이재오 장관의 개인 견해를 청와대의 뜻으로 간주한 것이 된다. 어차피 청와대도 ‘사퇴 불가피’ 입장을 세웠다면 자신이 나서 막힌 길을 뚫어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 된다. 반기를 든 게 아니라 충성을 하려 한 것이 된다. 레임덕의 전조가 아니라 코미디의 한 장면이 된다. 소통 불능이 빚은 코미디 말이다.

사태의 본질이 무엇이든 정동기 사퇴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돼 버렸지만….

▲사진=이명박 대통령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17일 청와대 조찬 회동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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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보자는 사람 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 한나라당 초재선 의원들이 그런 경우다.

이들이 어제 모임을 갖고 의견을 모았단다. 청와대와 당이 앞으로 물리력을 동원한 쟁점법안 처리를 강요할 경우 거부하기로 했단다. 만약 강행처리에 동참하면 19대 총선 때 불출마까지 각오하기로 했단다.

설핏 들으면 참으로 강경한 입장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앞으로 잘 할 테니까 과거는 잊어주세요’라는 말로 들린다.

꼬아 듣는 게 아니다. 이렇게 들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한나라당 내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이 지도부 책임론을 거론하다가 고개를 숙였다. 어제 예산안 강행처리를 지휘한 김무성 원내대표를 만났지만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책임’도 '사퇴‘도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확인했다. 예산안 강행처리는 지도부 한두 사람의 책임이라기보다는 한나라당 의원 모두의 책임이란 인식을 확인했고, 청와대와의 교감이나 지시에 의해 예산안이 처리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곤 다른 데 가서 말한 것이다. ‘민본21’ 회원 상당수가 초재선 의원 모임에 나가 ‘앞으로’를 읊조린 것이다. ‘오늘’을 불문에 붙이면서 ‘내일’을 약속한 것이다. ‘책임’을 ‘다짐’으로 ‘퉁 치려’ 한 것이다. 

초재선 의원들의 ‘앞으로’에 믿음을 주지 못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정황이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청와대의 강경 입장이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강행처리 된 예산안이 “전체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야당 공세에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주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기자들과 만나 야당 공세에 대해 “기본적 정도를 벗어난 이익집단의 행동보다 못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당내 개혁 등을 놓고 목소리를 한껏 높이다가 청와대의 강경 기류를 탐지하곤 꼬리를 내린 이전 모습들에 견주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어제 같은 오늘’을 연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쯤 해두자. ‘어제’를 보고 ‘오늘’을 예감했었다. 그냥 따라가자. 이들이 두고 보자고 했으니 국민도 두고 보자. 얼마 남지 않았다. 이들이  거부하기로 한 ‘물리력을 동원한 쟁점법안 처리’가 재연될 날이 멀지 않았다. 다른 건 몰라도 한미FTA 비준안 만큼은 여야 합의처리가 불가능해 보이니까, 그러면 강행처리는 불가피하니까 이르면 내년 봄에 이들이 ‘거부’를 결행할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다. 이 때 두고 보면 알 것이다.

▲사진=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회원들이 15일 김무성 원내대표와 만나고 있다.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거듭 말하지만 개헌은 불가능하다. 친박계가 반대하고 민주당이 강 건너 불구경하는 현재의 정치지형을 감안하면 그렇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는다. 이재오 특임장관에 이어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까지 개헌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G20 정상회의가 끝난 뒤 당내에서 본격적으로 개헌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당내 입장 정리를 위한 의총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왜일까? 왜 이렇게 개헌에 집착하는 걸까?

주목할 게 있다. 전제다. 개헌이 불가능하다는 단언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 전제를 뒤집으면 어떻게 될까? 여권 일각의 개헌 움직임이 꼭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고 보면 어떻게 될까? 여권 일각, 특히 친이계가 정부통령제 4년 중임제와 같은 개헌안을 수용할 수 있다고 나서면 어떻게 될까?

판이 완전히 바뀐다. 친박계가 선호하는 안이기에 여권이 분열하고 대립할 이유가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권력구조로 나왔기에 야당을 압박할 수도 있다.

물론 가정상황이다. ‘친이계가 수용한다면’이란 단서가 실현돼야만 현실화 되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배제할 수는 없다. 친이계가 수용할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친이계가 분권형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이유는 친박계 때문이라는 것, 행여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승자 독식의 관행에 따라 친이계가 권력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 정치적 곤경에 처할 수 있음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하지만 절충할 수 있다. 정부통령제를 도입하고, 부통령의 권한을 적절히 설정하기만 하면 친이계가 우려하는 상황을 어느 정도 약화시킬 수 있다. 친이계와 친박계의 공존구도를 형성해 대선에서 단일 대오를 형성할 수도 있다.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배제할 필요까지는 없는 시나리오다.

아니어도 상관없다. 애당초 정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이 목표가 아니어도, 그래서 결국 개헌이 무산돼도 상관없다. 친이계,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에겐 아무 상관이 없다. 그것이 ‘미끼상품’이 되어 개헌 논의를 본궤도에 올릴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서 정치공간을 열기만 하면 손해 볼 건 아무 것도 없다. 그렇게 해서 연말까지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내년 상반기에 개헌 논의를 전개하면 여권 내 질서 재편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한다.

여지는 있다. 개헌 논의의 특성상 특정 개헌안을 먼저 제시한 뒤 ‘받을래 말래?’라는 식으로 윽박지르기는 어렵다. 백지 상태에서 중지를 모으는 형식을 취하는 게 상례다. 이 점을 고려하면 여지는 충분하다.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논의할테니 참여하라’고 요구할 여지는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이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 가운데 밑줄 칠 대목이 눈에 띈다. “당내 입장 정리를 위한 의총 절차를 밟겠다”는 대목이다. 그가 말한 "입장"을 개헌안이 아닌 개헌논의로 해석하면 그가 강조하는 건 ‘제로베이스’다.

▲사진=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위)와 이재오 특임장관(아래)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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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입장이 완강하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하기를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은 낙오자 없이 모두를 그대로 임명하겠다는 쪽”이란다. “청문회에서 나온 일부 의혹들이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의 흠결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이란다. 헌데 웬일인가? 청와대에서 다른 얘기가 흘러나온다. 후보자 한(두) 명 정도를 상징적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여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단다.

한나라당도 비슷하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어제 말하기를 “법적 증명이 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청문위원이 설정한 시나리오에 억지로 후보자의 답변을 강제로 유인하려 하는 모습은 국민들을 실망시킬 뿐”이란다. ‘한방 먹이기’ 식의 여론몰이는 안 된다는 취지란다. 헌데 조사한단다. 후보자들에 대한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자들의 임명 여부 결정에 반영하기로 했단다.

한마디로 ‘황당 시추에이션’이다. 앞말과 뒷말이 다르고, 공식입장과 암중모색이 다르다. 여론몰이는 안 된다면서 여론 추이를 살피고, 흠결이 없다면서 희생양 삼으려 한다.

그래도 정색은 하지 않으련다. 후보자에게 흠결이 없다거나 인사청문위원들이 여론몰이를 한다는 주장을 정치적 수사로 이해하면 되니까, 수세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방탄용 맞주장을 펴는 것으로 치부하면 되니까 어리둥절해 할 필요까지는 없다.

헌데 난감하다. 이렇게 앞말을 쳐내고 나니까 문제점이 더 도드라진다. ‘황당’ 느낌이 지워진 자리에 ‘흥정’ 영상이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청와대나 한나라당 모두 ‘흥정’을 하려고 한다. 물결 거센 인당수에 심청이를 바치는 뱃사공처럼 희생양 한둘로 들끓는 민심을 식히려 한다. 흠결의 유무, 흠결의 정도가 아니라 여론의 온도에 따라 흥정거리를 고르려 한다. 여론몰이를 비판하더니 여론물타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필연이다. 한나라당이 주도해 만든 장관 청문회의 경우 기준이 없다.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에 ‘적격’ 또는 ‘부적격’ 의견을 달도록 해놨지만 ‘적격’과 ‘부적격’을 가르는 기준은 설정하지 않았다. 애당초 자의적이고 정파적인 해석의 길, 나아가 정쟁과 흥정의 여지를 활짝 열어놓은 것이다.

그래도 어려움은 없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스스로 밝히지 않았는가. '부적격'의 중요한 잣대로 ‘법적 증명’을 거론하지 않았는가. 이 기준에 따르면 흥정하고 말 게 없다. 위장전입을 시인한 후보자들은 주민등록법 위반 사실이 증명됐으니까 흥정 대상이 될 수 없고, 은행법 위반 사실을 시인한 김태호 총리 후보자 역시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다. 나아가 김태호 후보자는 청문회의 근본취지를 부정하는 행위, 즉 말바꾸기를 통해 위증을 했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니까 더더욱 흥정대상이 될 수 없다.

실상이 이렇다. ‘흥정’은 애당초 성립될 여지가 없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흥정’을, 그것도 ‘한정판매’를 통해 ‘흥정’을 하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황당 시추에이션’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김태호 총리 후보자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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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그가 ‘품평 발언’을 통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공격하려 한 것인지, 아니면 충언하려 한 것인지는 둘째 문제다. 그가 겨냥한 대상이 박근혜 전 대표인지, 아니면 측근들인지도 둘째 문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김무성 원내대표가 ‘품평’을 했다는 사실 그 자체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나아가 그 측근들까지)에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품평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언젠가는 본격적으로 불거질 계파 갈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세상이 다 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한 때 친박계의 좌장이었다. 누구보다 박근혜 전 대표 가까이에 있던 사람, 누구보다 박근혜 전 대표를 잘 아는 사람으로 통한다. 이런 김무성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본격적으로 ‘품평’을 하면 친박계는 곤란한 지경에 빠진다. 친이계의 공격이야 정치적 반대세력의 왜곡ㆍ탄압으로 맞받아치겠지만 김무성 원내대표가 공격하면 그러기가 쉽지 않다. 한 때 ‘동지’였던 사람의 ‘내부 고발’처럼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입 닫으면 된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양 계파의 중간지대에서 ‘묵언’으로 일관하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는 없어진다. 이번 ‘품평 파문’을 거울삼아 다시는 입을 열지 않으면 된다. 헌데 그럴 것 같지 않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민주주의에 대한 ‘무개념’을 품평하면서 동시에 말했다. “민주주의 비용을 지불할 생각이 없는 지도자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이것만이 아니다. “결정적 문제(민주주의에 대한 무개념 등)를 고쳐서 박 전 대표를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이제 거의 소진해 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이런 얘기가 된다. 박근혜 전 대표를 고칠 여지도, 박근혜 전 대표가 스스로 고칠 여지도 별로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다. 박근혜 전 대표는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

이 같은 해석이 과한가 싶어 다시 둘러봤지만 결론은 같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거듭 말했다. ‘품평 파문’이 불거진 후에도 “그런 얘기도 못하느냐”고 했고, “정권 재창출이 없으면 박근혜도 없는 것 아니냐”고 했고, “내가 친박에서 쫓겨난 지가 언제인데”라고도 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거침이 없다. 할 말을 했을 뿐이라는 생각을 ‘정권재창출’ 명분으로 강화하는 그이기에 거침이 없다. 친박계에서 파문당해 계파 제어력이 미치지 않는 그이기에 거침이 없다.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다시 말해 김무성 원내대표의 의욕이 “거의 소진”아니라 ‘완전 소진’되는 상태에 이르면 거침없이 내달릴 수 있다. 그렇게 악순환의 고리 위에서 박근혜 전 대표와 각을 세울 수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의 ‘품평’이 재개되고, 박근혜 전 대표와 그 측근들의 역공이 전개되면 김무성 원내대표는 “민주주의 개념”과 “사고의 유연성”을 거듭해서 떠올릴테니까.

친박계가 진창에 빠진 사이에 친이계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다. 김무성 원내대표가 '반박' 또는 '친이'라는 점이 공인되기 전까지는.

▲사진=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무성 원내대표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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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 난 정부
신각수 외교부 1차관이 어제 오후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김정일 방중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을 전달했는데요.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김정일 방중에 대해 아무런 언질도 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천안함 침몰사건 원인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이 김정일 방중을 수용한 것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뜻도 전달했다고 합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장신썬 대사와 만나 “우리는 천안함 사태에 직면해 있고,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는 북한이 매우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여 한반도 정세가 매우 어렵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중국의 책임있는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인택 장관은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이렇게 말했는데요. 그러자 배셕했던 싱하이밍 공사참사관이 “카메라와 녹음기도 있고 이거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항의했습니다. <기사 보기>
정부가 뿔이 난 것 같은데, 그렇다고 중국을 제치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수도 없고….

중국 헷갈리겠네
청와대는 진화에 나섰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부가 장신썬 대사를 초치해 우리 정부 입장을 전달한 것에 대해 “이를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로 볼 수는 없다”고 했으며 현인택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통일부 장관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청와대와 사전협의도 없었던 것으로 자기 본인의 생각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기사 보기>
장관은 항의하고 청와대는 진화하고. 중국이 헷갈리겠네.

투 트랙 펴는 미국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이 “미 국무부 대북 협상팀은 천안함 사건으로 북핵 문제가 장기적으로 방치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지만 북중간의 최고위급 대화를 통해 6자회담 개최를 위한 시도가 구체화될 경우 북한과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정부 관계자도 “북핵문제와 천안함 사건은 서로 관련돼 있지만 연계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사 보기>
미국 전략이 투 트랙이라는 얘기. 미국의 이 전략이 중국의 입장과 연결되면?

방향은?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국가안보총괄점검기구를 한시적으로 구성할 것”이며 “대통령실에 안보특보를 신설하고 청와대 위기상황센터를 위기관리센터로 바꿔 안보관리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군에 대해서는 “작전도, 무기도, 조직도, 문화도 다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는 한편 “군을 지나치게 비하하고 안팎에서 불신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현재까지 분명한 사실은 천안함이 단순한 사고로 침몰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그 책임에 관해 분명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사 보기>
안보 태세 강화하고 군 기강 다 잡는 건 당연. 문제는 방향. 그것이 군비 증액하고 대결구도 강화하는 것인지….

4대강에 웬 군 병력 투입?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국방부와 국토해양부 간의 협조공문을 입수해 공개했습니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와 부산국토관리청이 지난달 22일 낙동강 35공구(경북 에천군 와룡리~삼강리)에 공병부대를 투입해 공사를 지원한다는 내용의 협약인데요. 이 협약에 따라 제2작전사령부 예하에 있는 1117공병단을 중심으로 투입부대를 꾸려 6월부터 내년 11월까지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 병력은 준설토를 트럭에 실어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임무를 수행할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장병 117명과 15톤 덤프트럭 50대 등 장비 72대가 투입됩니다. 장병들은 공사장 근처에서 숙영하며 이들을 위한 비용 27억 5천만원은 부산국토관리청이 지원합니다. <기사 보기>
4대강 사업 명분 가운데 하나가 일자리 창출 아니었나요? 근데 군 병력 투입하면?

개인정보만 ‘투명’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추진본부가 어제 오후 5시 50분에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4대강 사업 반대 단체와 주민들이 지난해 11월 국토해양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소송에서 국토해양부가 승소한 사실 등을 담은 보도자료였습니다. 국토해양부는 이 보도자료에 법원 결정문 전문을 첨부했는데 여기에 고모 씨 등 신청인 664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가 그대로 기재돼 있었습니다. 국토해양부는 ‘한국일보’가 취재에 들어간 오후 7시 30분에야 개인정보가 든 첨부 파일을 홈페이지에서 내렸습니다. <기사 보기>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교조 명단 공개하고, 국토해양부는 소송단 개인정보 공개하고…. 정부여당이 ‘투명사회’를 선도하는 것 같은데 괴이하게 개인정보만.

‘춘투’ 타임 부른 타임오프
한국노총이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근로시간면제심의위의 1일 새벽 타임오프 표결처리는 무효라며 노동부가 6일로 예정된 타임오프 고시를 강행할 경우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자동파기하고 지방선거 접전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의 낙선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도 타임오프 무력화 투쟁을 선언했습니다. 기아차와 GM대우차 등 산하 사업장에서 임단협을 할 때 타임오프와는 상관없이 노조 전임자 처우 보장과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되 사용자쪽이 거부하면 타결 때가지 파업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기사 보기>
타임오프가 ‘춘투’ 타임을 불러오는건가.

마이스터대로 바꾸면
전국 145개 전문대 총장과 교직원들이 최근 모임을 갖고 2~3년으로 획일화 돼 있는 수업연한 다양화와 4년제 대학 5분의1 수준인 재정지원 확대 등을 요구하며 100만명 서명운동에 들어가기로 결의했습니다. 정부의 전문대 재정지원금이 2500억원 수준인 반면 4년제 대학은 1조 3520억원을 지원받고 있다고 합니다. <기사 보기>
전문대를 마이스터대로 개명하면 지원을 팍팍 늘릴까요?
 
김무성 운명은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로 김무성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단독 후보로 나서 사실상 추대된 건데요. 김무성 신임 원내대표는 “당이 더욱 젊어져 소위 꼴통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의 일방통행을 막고 잘못된 것은 오히려 야당보다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사 보기>
친박 출신이 친이 옹립으로 원내대표가 된 케이스인 만큼 그의 운명은 친박이 용인하고 친이가 지원할지 여부.

Posted by '토씨'


같은 친박계인 홍사덕 의원이 말렸단다. 기자회견을 열어 7개 기관의 세종시 이전 방안을 제시하려는 김무성 의원에게 “(절충안 제시는 해법이) 안 되니 하지 말라”고 했단다.

굳이 홍사덕 의원의 만류를 인용할 필요도 없다. 박근혜 전 대표의 기세로 볼 때 어떤 절충안을 내놔도 씨알이 안 먹힐 것이라는 점은 정치 문외한도 아는 일이다.

그런데도 김무성 의원은 감행했다. 자신의 절충안을 제시하며 박근혜 전 대표에게 “기존의 관성에 젖어 바로 거부하지 말고 고민해 달라”고 했다. 간절히 호소하는 모습으로 박근혜 전 대표에게 사실상 반기를 들었다.

이유가 뭘까? 김무성 의원이 ‘해봤자’인 얘기를 ‘호소체’로 펼친 이유가 뭘까? 계파의 외면을 받을 걸 뻔히 알면서 계파의 논리에 반기를 든 이유가 뭘까?


결론을 내리기 전에 먼저 ‘이후’를 짚자. 박근혜 전 대표로부터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 당한 것은 물론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는 면박까지 당한 김무성 의원이 펼칠 ‘이후’ 행보를 가늠하자. 그래야 그의 ‘이유’를 읽을 수 있다.

김무성 의원이 그랬단다. “제2의 수정안을 성안해서 동조하는 의원들의 서명을 받고 호소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단다. 그럴 수도 있다. 자신의 간절한 '호소'를 박근혜 전 대표가 내쳤다고 주장하면서 좀 더 '자유롭게' 자신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그럼 어떻게 될까? 김무성 의원이 계획대로 행보를 그으면 어떤 양상이 연출될까?

중도파가 동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친이와 친박의 정면대결을 원치 않는 중도파가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중간지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결집과정에서 각양각색의 절충안과 충돌할 수도 있고, 자신의 절충안이 퇴짜 맞을 수도 있지만(그가 제시한 헌법기관 이전은 국회가 강제할 사안이 아니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건 중요치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절충안 성안의 주도권을 쥔다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중도파 남경필 의원이 말한 게 있다. “내용의 현실성은 의문시 되지만 절충안이 제시되고 토론이 이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친이계 또한 지지 또는 묵인할 공산이 크다. 어차피 세종시 수정안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게 불가능하다면 김무성 의원이 주도하는 절충안을 타협책으로 채택해 돌파를 모색할 수 있다. 설령 절충안마저 관철시키지 못해도 정치적으로 밑지지는 않는다. ‘오죽했으면 김무성 의원조차 저럴까’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 박근혜 여론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몽준 대표가 말한 게 있다. “검토해 보겠다”고.

‘이후’ 양상이 실제로 이렇게 전개되면 김무성 의원은 세력을 얻고 몸값과 위상을 올린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정치적 도약을 꾀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이 쪼개지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면 박근혜의 빈자리를 메우는 대체자로서 각광 받을 것이고, 한나라당 틀이 유지돼도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는 당내 조정자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김무성 의원으로선 한 번 해 볼만한 시도다. 밑져야 본전이니까 그렇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 추대를 계기로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던 점을 상기하고, 박근혜 전 대표 입에서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는 말이 튀어나온 걸 감안하면 그렇다. 그가 친박의 계파원으로 남아봤자 얻을 소득은 거의 없으니까. 그럴 바에는 차라리 자립과 도약을 꾀하는 게 나을지 모르니까. 그로선 ‘용꿈’은 아니더라도 ‘돼지꿈’ 정도는 꿀 여지와 이유가 있다고 판단할 만하다.   

▲사진=기자회견 하는 김무성 의원 ⓒ김무성 의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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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