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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을 보내는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아쉽습니다.
하릴없이 또 한 해를 보내기 때문은 아닙니다. 
돌아보면 2011년 한 해가 그리 어두웠던 건 아니었습니다.
희망의 싹을 보았으니까요.
그런데도 마음이 무겁고 아쉬운 건 함께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가까스로 돋아난 희망의 싹을 함께 보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김근태 민주통합당 고문을 떠나보내야 합니다.
강단있는 반독재 투사였으면서도 마음은 여리디여렸던 ‘영원한 형님’을 떠나보내야 합니다.

고인을 떠나보내는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아쉽습니다.
조금만 버텼으면, 조금만 건강했으면 함께 할 수도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너무나 큽니다.

그래도 다시 추슬러야겠지요.
고인이 그토록 바라고 또 바랐던 두 번의 기회를 속절없이 흘려보낼 수는 없으니까요.

뜨겁게 2012년을 맞아야 할 것 것 같습니다.
바쁘게 2012년을 누벼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고인을 떠올리며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부채의식을 덜 수 있을 테니까요.
2012년을 점령하는 해로 만들어야 하니까요.

독자 여러분의 건투와 건승, 함께 하는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Posted by '토씨'

당권과 대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민주당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한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이 이렇게 주장한다. 정동영 전 의장이 4월 재보선에서 전주 덕진에 출마하려는 이유가 이렇다고 한다.

그냥 믿으련다. 의심하면 한도 끝도 없다. 액면 그대로 믿으려 한다. 그리고 따져본다. 정동영 전 의장이 전주 덕진에서 금배지를 달면 민주당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상상해 본다.

결론부터 말하자. 없다. 도움 줄 게 전혀 없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경험을 민주당에 나눠주고자 하는 충정이라면 굳이 출마와 직결시킬 필요가 없다. 원외 고문으로서도 얼마든지 고언을 할 수 있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거물 정치인의 겉옷을 벗고 백의종군을 하고자 하는 자세라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땅 짚고 헤엄칠 데가 아니라 돌밭에 씨 뿌릴 데를 찾는 게 도리다.


있다. 도움 줄 건 없지만 해를 끼칠 건 있다.

민주당은 아주 어렵게 열린우리당의 때를 벗기고 있다. 무기력한 여당에서 선명한 야당으로 거듭나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정동영 전 의장이 복귀하면 어떻게 될까? 손학규·김근태 씨 등의 복귀를 자극하고 결국은 민주당을 ‘도로 열린당’으로 몰아간다.

아직도 지역정치의 폐해가 완전히 극복되지 않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영남을,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충청을 지역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정동영 전 의장이 호남 대표를 자처하면 어떻게 될까? 후3김 시대가 열리면서 지역분할구도의 악폐가 강화된다.

너무 야박한 평가일까? 대선 참패의 책임을 씻으려고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생면부지의 서울 동작에 출마했던 충정을 무시하는 매정한 평가일까?

그렇지가 않다. 똑같은 이유로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대선 후보의 겉옷을 벗어던지고 낮은 데로 임했는데도 국민은 그를 외면했다. 민주당에 도움을 주려고 아스팔트길 놔두고 자갈길을 걸었는데도 국민은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에게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확인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바뀐 건 없다. 국민의 시선과 정서가 바뀌도록 정동영 전 의장이 보여준 게 없다. 그런데도 정동영 전 의장은 뒷걸음질을 치려고 한다. 온 몸을 비벼 체열로라도 냉기를 녹여야 하는 판에 제 혼자 온기를 찾아 몸을 웅크리려 한다. ‘정치적 마마보이가’ 되어 ‘묻지마 지지’를 보내는 고향 품에 안기려 한다.

이건 퇴행이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정치인이 보여주기엔 너무 좀스런 행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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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생각이 없는 건 아닌 모양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그랬다. 4월 재보선 출마 여부를 묻는 ‘전북도민일보’ 기자에게 “지금 상황에서 출마에 대한 뜻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하면서도 여운을 남겼단다. “때가 되면 참모들과 의견을 나눌 생각이며 무엇보다 지역 내 어른들과도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단다.

주목하자. “지역 내 어른들과 상의할 것”이라는 말에 주목하자. 그 지역이 어디일까? 전주 덕진이다. 민주당 김세웅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벌금 500만원을 받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는 순간 무주공산이 되는 곳이다. 18대 총선 전까지 정동영 전 의장의 텃밭이었던 곳이다. 

땅 짚고 헤엄치기다. 정동영 전 의장이 출마를 결심하는 순간 금배지는 따 논 당상이 된다.


너무 쉽다. 너무 안이하다. 정동영 전 의장이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나던 그 때의 영상에 대비하면 지켜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너무 게으르다.

명색이 대선 후보였던 그다. 4.9총선에서 민주당의 부활에 헌신하겠다며 정치적 연고가 없는 지역(서울 동작)에 출마했던 그다. 1년 전의 위상과 반 년 전의 다짐에 견줘보면 정동영 전 의장의 전주 덕진 출마는 기회주의 행태에 가깝다. 제 한 몸 편하자고 꽃가마 타려는 행태와 같다.

자신의 깜냥을 평의원 정도로 스스로 격하시키고자 한다면 굳이 토를 달 생각은 없다. 정치에 입문한 이래 줄곧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던 그의 이력을 잘 알기에 ‘조명발’ 향수병이 있으리라 짐작도 한다.

하지만 토를 안 달 수가 없다. 그가 재보선에 출마하면, 그가 원내에 진입하면 일개 평의원으로 머물 것이 아니기에 토를 달지 않을 수가 없다.

민주당의 최대 고민은 ‘스타’가 없다는 것이다. 당 지지율이 요지부동인 상태에서 ‘스타’조차 보유하지 못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게 최대 문제다. 이런 민주당에 정동영은 유혹거리다. 민주당의 어느 누구보다 지명도가 앞서는 그 아닌가.

조건이 갖춰질 수 있다. 4월 재보선에서 행여 민주당이 패배하면 정세균 체제가 흔들린다. 가뜩이나 정체성 없는 지도부라고 욕을 먹는데 여기에 ‘이명박 실정’의 반사이익조차 수확하지 못하면 정세균 체제는 순식간에 붕괴될 수 있다.

전주 덕진에서 재기한 정동영 전 의장이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면 당을 접수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과거 정동영계로 분류됐던 의원 상당수가 아직 당내에 포진해 있으니 세를 규합해 당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

그 뿐인가. 재보선 후에 당을 거머쥐면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당내 세력기반을 넓히고 나아가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바로 이게 문제다. 이런 뻔한 행로를 정동영의 경쟁자들이 모를 리 없다. 손학규․김근태 같은 인물들이 두 눈 멀건이 뜨고 정동영 전 의장이 민주당을 접수하는 걸 지켜볼 리 만무하다. 대응하지 않을 수 없고, 재보선 출마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되겠는가. 상황이 이렇게 흐르면 민주당의 꼴이 어떻게 되겠는가.

물어볼 필요가 없다. 복고정당이 된다. 한 물 간 옛스타들이 떼로 나와 흘러간 노래를 부르는 그 겨울의 찻집이 되기 십상이다.

지지할 리 만무다. 국민이 이런 민주당을 지지할 리 없다. 이미 심판은 끝났다. 그런 민주당에 대한 심판은 지난 대선과 총선을 통해 가혹하게 내려졌다. 굳이 또 한 번 심판하라고 한다면 그 결과는 부관참시가 될 공산이 크다.

정동영 전 의장이 ‘때’를 강조했으니 되받자. 지금은 때가 아니다. 정동영 전 의장이 나설 때가 아니다. 기다린다고 해서 ‘때’가 자연히 도래할 가능성도 없다. 김대중․노무현의 우산 밑에서 감초 역할로 정치적 입지를 다졌던 과거의 행적과는 전혀 다른 리더십을 갈고 닦지 않는 한, 유창한 언변을 무기 삼아 지명도에 안주하는 행태를 버리지 못하는 한 앞으로도 ‘때’는 오지 않는다.

정동영 전 의장이 진정 살고자 한다면 죽고자 해야 한다. 지명도를 버리고 안식처를 접어야 한다. 그래야 '정치인 정동영'에 배어 있는 시퍼런 멍자국을 지울 수 있다.

정동영 전 의장이 살고자 하기에, 죽는 길로 가고자 하기에 던지는 말이다.

Posted by '토씨'

두 요소가 담겨있다. 어제 발기인대회를 연 ‘민주연대’엔 결코 놓쳐서는 안 될 두 개의 요소가 스며있다.

정동영계가 참여했다. 실용노선을 주창하며 열린우리당의 우향우를 주도한 정동영계가 민주연대에 참여해 민주당 지도부의 정체성을 비판하고 있다. 지금의 민주당 지도부가 어느 좌표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 밥에 그 나물이다.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50여명의 전·현직 의원은 모두 열린우리당 출신이다.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사람만 3명이다. ‘민주연대’가 부르짖고자 하는 ‘진보개혁’의 성격이 뭔지, 그에 대한 국민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다.

두 요소를 뽑아내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구닥다리’ 인사들로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비아냥대기 위해서가 아니다. 국정 실패를 자초한 사람들로 어떤 걸 새로 일굴 수 있겠느냐고 힐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들은 대선을 전후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그냥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 패자부활전이라는 게 있으니까.


중요한 건, 그리고 강조하고자 하는 건 ‘깊은 반성’이 ‘처절한 모색’으로 이어져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 게 보이지 않는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발기인대회에서 그랬다. ‘민간독재와의 단호한 투쟁’을 주문했고 다짐했다.

울림이 큰 말이긴 하지만 새롭지는 않다. 김근태 전 의장이, 그리고 민주연대가 단호히 투쟁해 지키고자 하는 건 87년 6월항쟁이 뼈를 세우고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살을 붙인 민주화의 성과다. 국민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고 지키려고 하는 가치다.

이것이 민주연대의, 민주당의 새롭고도 유일한 가치가 될 수는 없다. 이 건 모색 대상이 아니라 실천 요강이다. 공안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국보법이 다시 칼날을 가는 상황에서 강경하고 선명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면서 ‘단호히 투쟁’해야 하는 문제다. 민주당의 틀을 벗어나 범민주세력이 함께 해야 하는 문제다.

‘민주’가 민주연대의 필요조건을 구성할지는 몰라도 충분조건까지 부여하는 건 아니다. 민주연대가 ‘민간독재’에 맞서기 위해 한시적으로 구성된 항전조직이 아니라면,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정파라면 그 이상의 것을 내놔야 한다. 스스로 부르짖는 ‘진보개혁’의 가치가 뭔지, 그 실체를 내놔야 한다.

이건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반민주’와 ‘신자유주의’ 드라이브를 동시에 거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에 ‘민주’ 이상의 가치를 모색하고 제시하는 건 의무에 가깝다. 하지만 민주연대는 제시하지 않는다. 

한미FTA가 대표사례다. 민주연대는 한미FTA에 대해 ‘선 비준 저지’라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비준 저지’가 아니라 ‘선 비준 저지’다. 단순화의 오류를 무릅쓰고 말한다면 타이밍을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비준할 경우 부상할 상황논리에 기대 묻어가겠다는 뜻이다.

바뀐 게 없다. 열린우리당 말기에 보여준 모습 그대로다. 그래서 부각된다. 민주연대에 이름을 올린 인사들의 면면에 스며있는 열린우리당의 흔적이 필요 이상으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인식된다. 국민들 사이에 ‘그 밥에 그 나물’이란 인식이 퍼져나가지 않을 수 없다.

가능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선 민주연대가 희망하는 ‘선순환’은 달성될 수 없다. 민주연대가 나서 민주당을 선명야당·투쟁야당으로 일신하면 사람이 꼬이고 국민 지지가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 민주당을 골간으로 해서 외부세력을 영입하는 외연 확장 전략은 실현될 수 없다.

외다리로는 결코 오래 달릴 수 없다.

▲사진=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9월 30일 열린 민주연대 발기인대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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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후보 홈페이지

이번엔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다. "국민들이 눈이 멀었다"고 했다. "각종 비리와 범죄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와 지난 대선 불법자금 당사자인 이회창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크게 변화가 없는 것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과 분노로 인해 국민들이 눈이 멀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인제 후보에 앞서 대통합민주신당의 김근태 공동 선대위원장도 거의 똑같은 말을 했다. “국민 60%가 김경준의 말을 더 신뢰하고 있는데 이런 와중에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우리 국민이 노망든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오죽 갑갑했으면 저런 말을 할까 싶다. 위장전입에 위장채용, 땅 투기 의혹에 BBK의혹까지 생채기를 낼 만큼 냈는데도 국민들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대선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갑갑해 할 만하다.

아예 모르는 것 같지도 않다. 이인제 후보는 국민이 눈이 먼 이유를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과 분노"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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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위원장 홈페이지

그렇다고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반감과 분노"는 절반의 이유다. 국민이 '눈이 멀고 노망이 든' 이유를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안다. '전통적 범여권 지지층'이 선술집에서, 택시 안에서 입을 모은다. 찍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이게 현실이고 민심이다.

무슨 말이냐고?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알 수 있다. 당시라고 해서 '김대중 정권에 대한 반감과 분노'가 없었던 게 아니다. 이른바 '홍삼 트리오'의 비리가 각종 게이트로 표면화됐고, 벤처·부동산·카드 거품은 터졌거나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다. 김대중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곤두박질 쳤고 결국 탈당을 강요받았다.

지금과 비교해서 나을 것이라곤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도 바람이 불었고 '이회창 대세론'은 꺾였다.

왜였을까? 5년 전에는 바람에 몸을 실었는데 지금은 왜 '노망'이 들어 거동조차 제대로 못하는 걸까?

대선이 정권 심판의 기능만을 담당하는 건 아니다. 미래 비전을 채택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범여권은 이걸 간과하거나 실천을 못하고 있다.

5년 전의 노무현 후보에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정체성이 있었다. '비주류 출신의 개혁일꾼'이라고 하는 뚜렷한 색깔이 있었다. 10년 전의 김대중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면 5년 전의 노무현 후보는 '확실한 개혁'이란 비전을 내걸었다. 이런 비전이 '미워도 다시 한번'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지금의 범여권은 이런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 '가족행복시대'라는 거창한 꿈이 오히려 지금의 '불행'을 부각시킨다. "내가 당선되면 그것이 곧 정권교체"라면서도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해서는 애써 비껴간다.

색깔도 없다. 아니, 스스로 색깔을 회색으로 만들고 있다. '전통적 지지층의 복원'을 '과거로의 회귀'로 착각했는지 민주당과의 합당,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를 섣불리 추진했다가 면구스런 처지가 되고 말았다.

개개인의 경쟁력도 없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는 참여정부의 2인자로 '실정의 덫'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이인제 후보는 '철새 정치인'이란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 표현할 필요가 있다. 국민이 눈이 먼 게 아니라 차마 눈 뜨고 못 봐 고개를 돌린 것이다. 노망이 든 게 아니라 마음이 차갑게 식어 몸까지 굳어버린 것이다.

새로운 소식이 들린다. 대통합민주신당의 김효석 원내대표가 오늘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치하했다고 한다. "끈질기게 (BBK의혹의)진실을 파헤치는데 앞장서준 의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고 했단다. 이번 주가 BBK 수사의 고비가 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국민 60%가 김경준의 말을 더 신뢰하고 있는 이런 와중에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세태가 갑갑해 '노망'을 입에 올린 마당에 뭘 또 기대하는 걸까? 어떤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고 보기에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는 걸까?

믿는 모양이다. 자신들의 의혹 제기와 검찰의 수사결과는 급이 다르다고, 그래서 검찰이 이명박 후보와 BBK의 연관성을 밝혀내기만 하면 그게 마무리 펀치가 될 것이라고 믿는 모양이다.

그래서일까? 대통합민주신당이 창조한국당과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 작업을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확신이 전망으로 이어지나 보다. BBK로 타격을 입은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하고, 정동영·문국현 단일화로 범여권 후보 지지율이 30%로 올라서면 이명박 대 이회창 대 범여권 단일후보의 3자 황금분할구도가 성립되고 그러면 이길 수도 있다고 전망하나 보다.

꽤 그럴듯한 그림이다. 정치는 생물이니까 가능성이 없다고 딱 자를 수도 없다.

하지만 알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나는 게 아니다. 이른바 '3자 황금분할구도'는 판세를 재조정하는 것이지 판을 끝내는 게 아니다.

요체는 여전히 정체성이고 색깔이며 비전이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