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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2/24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정치경제학 (3)
  2. 2009/01/02 조중동의 '뿔'이 가리키는 것은 (17)
  3. 2008/12/24 이러면 경・언복합체가 출현한다 (3)

다시 전운이 감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7일 이후 직권상정 가능성을 시사하고 고흥길 문방위원장은 26일 미디어관련법 상정을 예고한다. 파국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이다.

근데 이상하다. 한나라당 안에서 다른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문방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이 말했다. “(미디어 관련법을)상정만 해준다면 2월 중에는 처리하지 않겠다는 수정제안도 (민주당이)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한나라당의 3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이 말했다. “괜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법안은 뒤로 미루고 한나라당이 경제에 올인 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또 있다. 여권 실세인 이상득 의원이 지난 8일 이명박계 비공개 모임에서 했다는 말이다. “앞으로 100일이 국정을 판가름한다”고 했다.

종합하면 이렇다. 한나라당은 전투태세를 갖추지 못했다. 당내 이견이 공공연히 표출될 정도로 집안 단속에 실패하고 있다. 초재기에 몰려있는 것도 아니다. 꼭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절박감도 없다. 오히려 앞으로 100일을 내다볼 정도다.

그럼 뭔가? 성동격서 전략일까? 야당의 말초신경을 미디어 관련법에 집중시킨 다음에 다른 쟁점법안을 처리하려는 걸까?

가능하지 않다. 한나라당이 이렇게 처리하도록 야당이 방치한다면 그건 거래 또는 전략의 기본도 모르는 행위다. 열세 야당이 강구할 수밖에 없는 연계전략 카드를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다. 이렇게 상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오히려 이 점에 착목할 필요가 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경고했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직권상정할 경우 지난해 12월 외통위 사태가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상임위 활동 전면 보이콧을 경고한 것이다.

야당이 이렇게 나오면 쟁점법안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상임위가 사실상 마비되고 법안 심의는 중단된다. 결국 기댈 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뿐인데 이조차 불투명하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은 국민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할 때만 할 것”이라고 선을 그어버렸다.


그래서 궁금하다. 한나라당은 도대체 뭘 어쩌자는 것인가? 당장 처리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미디어 관련법으로 전운을 고조시키는 이유가 뭘까?

그게 고리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도 미디어 관련법이 고리이기 때문이다.

의장 직권상정 카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 한나라당이 강구할 묘책은 따로 없다. 오로지 하나, 쟁점법안에 대한 일괄타결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변해야 한다. 핵심 쟁점인 미디어 관련법에 대한 입장을 조정해야 한다. 야당이 내세우고 국민이 그렇게 바라볼 정도로 ‘등가교환’의 모양새를 만들어줘야 하고 그러려면 최소한 미디어 관련법에서 양보안을 내놔야 한다. 철회 또는 대폭 수정 카드를 내놓고 금산분리와 출총제 같은 ‘경제법안’을 따내야 한다.

민주당 입장도 마찬가지다. 의석수가 절대 열세인 자신들 입장에서 일괄타결을 통해 주고받기를 하는 것 자체가 성과다. 그래서 굳이 마다 할 이유가 없다. 다만 한 가지가 걸린다. 거래품목이다, 사문화 되다시피 한 출총제를 내주는 것까지는 강구할 수 있어도 금산분리마저 맥없이 내주면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 경제민주화의 근간을 흔들었다는 지지층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이런 역풍을 피하려면 분산시켜야 한다. 관전자의 눈길을 상징효과가 큰 쪽으로 돌려야 한다.

맞아떨어진다. 미디어관련법을 놓고 전운이 고조되면 극적 효과는 배가된다. 한나라당의 ‘양보’는 대승적 결단이 되고 민주당의 ‘거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된다.

문제는 시기다. 일괄타결을 이룰 시기를 언제로 잡느냐가 중요하다. 당기면 잡음이 나온다. 여야 모두 ‘너무 쉽게 내줬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미루는 게 좋다. 가급적 2월 국회 이후로 미루는 게 좋다. 이왕이면 4월 재보선 쟁점이 되지 않도록 멀찌감치 미루는 게 좋다.

근데 난감하다.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그 사이에 몇 가지 변수가 돌출될 수 있다.

한나라당의 원내 지도부가 바뀐다.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타결의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

재보선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행여 어느 한 당이 참패를 하는 상황이 빚어지면 정국지형이 바뀌고 이해의 균형관계가 깨진다.

여야 모두 일괄타결의 불가피성을 인정한다면 남는 문제는 결국 시기다. 어떤 시기에 어떤 모양새를 연출하며 일괄타결을 이뤄낼지가 관건이다. 무작정 당기지도 않고 마냥 미루지도 않는, 절묘한 타이밍을 잡아내는 게 관건이다.

물론 단편적일 수 있다. 이런 진단과 전망이 반쪽짜리에 불과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상수, 바로 청와대의 희망과 욕심을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뜨뜻미지근한’ 홍준표 체제 대신 강성 원내 지도부를 세운 다음에 입법전쟁을 재촉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진 출처=한나라당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조중동이 뿔났다. 한나라당에 맹공을 퍼붓는다.

‘동아일보’는 민주당의 “몽니작전”에 결국 다 내주는 것이냐고 힐난한다. ‘조선일보’는 한나라당이 야당과 이룬 ‘가합의’를 “야당에 백기를 든 것이나 다름없는 합의”라고 평가절하한다. ‘중앙일보’는 직권상정을 미루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향해 “기계적인 대화・타협 요구 이해 안 돼”라고 비난한다.

헤아릴 수 있다. 조중동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무력하다. 미디어 관련법은 “기한없이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하고, 한미FTA 비준안은 “2월 국회에서 협의처리”하며, 금산분리 완화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처리” 하고, 13개 사회법안은 일단 뒤로 미루기로 했으니 뭐 하나 건진 게 없다. 특히 조중동이 가장 크게 관심을 갖는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가장 ‘세게’ 가합의를 해줬으니 심사가 좋을 리 없다.

내다볼 수 있다. 조중동의 이런 맹공이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다. ‘조선일보’의 표현을 빌리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청와대와 한나라당 주류(이명박계)가 가합의에 불만스런 표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중동이 기름을 부으면 한나라당 안에서 강경 불길이 치솟을 수 있다. 가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사실을 안다. 조중동과 한나라당 내 강경파가 손잡고 가합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어도 이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안다.


친절하게도 ‘조선일보’가 알려줬다. 한나라당이 가합의를 이룬 배경에 여론 역풍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깔려있다고 했다. “격렬한 몸싸움 끝에 강행 통과에 성공하더라도 2004년 탄핵 때처럼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이 경우 향후 정국이 결코 여권에 유리하게 전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고 했다.

놓치지 말자. ‘조선일보’가 분석한 이 배경이 시사하는 바가 아주 크다.

민주당이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옥쇄작전’에 들어갔을 때 그랬다. 언론노조가 총파업에 나섰을 때 그랬다. 조중동이 일제히 나서 맹비난을 퍼부었다. ‘폭력’을 부각시켰고 ‘밥그릇’을 질타했다. 그런데도 여론은 움직이지 않았다.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을 한나라당에 더 크게 물었고, 신문・방송 겸영 허용 등에 대해서도 더 많이 반대했다.

바로 이게 포인트다. 무력한 건 한나라당이 아니라 조중동이다.

조중동이 어떤 매체인가. 신문시장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매체다. 이런 매체가 합창을 했는데도 여론이 돌아서지 않았다. 조중동이 힘 합쳐 여론을 선도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여론에 척을 지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쇠퇴했다는 얘기다. 조중동의 위세가 약화됐다는 얘기다. 신문시장을 70%가 아니라 90% 석권해도 여론을 쉬 움직이지 못한다는 얘기다.

바로 이게 이유일 것이다.

조중동이 방송을 갈망하는 이유가 이것일 것이다. 조중동 세 신문의 판매부수를 모두 합해도 웬만한 방송 프로그램 시청자에 견주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지 않는 한 영향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당 원내지도부가 조중동의 뭇매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이루려고 하는 이유 또한 이것일 것이다. 조중동이 아무리 목청 돋워도 크고 넓은 여론시장은 따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 = ‘동아일보’ 2일자 기사


Posted by '토씨'

‘공영방송법’을 제정하기로 했단다. 공영방송의 경우 광고수입이 전체 재원의 2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나머지 80%는 수신료로 운영하도록 한단다. 한나라당 미디어특위가 22일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의 ‘공영방송법’을 제정하기로 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뜻은 알겠다. 마침표를 찍고자 하는 것이다. 공영방송을 민영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신문법을 개정해 신문・방송 겸영 금지 조항을 없애기로 했다. 방송법을 개정해 대기업과 신문사의 지상파 지분 소유한도를 20%로,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의 지분소유한도를 30%로 정하기로 했다. 두 법이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 진출 길을 여는 법이라면 ‘공영방송법’은 기존 공영방송, 특히 MBC의 문을 강제로 여는 법이다. 말하자면 ‘공영방송법’은 화룡점정의 위상을 갖는 법이다.

이치가 그렇다. 자산 규모가 최대 10조원에 달하는 MBC다. 지분율 20%라고 해도 2조원을 동원해야 한다. 과연 이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 얼마나 있을지, 살림살이가 고만고만한 신문사가 그런 거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분할매각은 불가능하다. MBC 지분의 30%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다. 이 지분을 그대로 둔 채 방송문화진흥회가 갖고 있는 70%만 매각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그건 정치적 논란을 자초하는 일이다.

MBC를 민영화하려면 어차피 지분을 100% 모두 시장에 내놔야 한다. 무려 10조원을 끌어모아야 MBC 매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런 거대한 사업을 하루아침에 이룰 수는 없다. 자산 실사를 벌이고,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고, 인수 절차를 밟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게 분명하다.

그런데도 ‘공영방송법’을 제정하겠다고 한다. 법으로 ‘광고수입 20%’를 강제하겠다고 한다.

이러면 MBC는 죽는다. 하루아침에 민영화하지 않는 한, 다시 말해 현재의 소유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 80%의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 속절없이 적자의 구렁텅이에 몸을 던져야 한다.

물론 아닐 것이다. 한나라당이 이 정도 사리분별조차 못하고 ‘공영방송법’을 제정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디어특위의 ‘공영방송법’ 제정안이 아직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 아니니까 연말에 함께 강행처리하려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설령 그렇게 한다 해도 경과규정을 둬 시행기간을 뒤로 미루려 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어떨까? 한나라당이 이렇게 ‘사리분별력’을 발휘하면 끝나는 걸까? 방향을 미리 잡되 시행은 차근히 하면 민영화는 정당성을 얻는 걸까?

아니다. 절대 그렇지가 않다.

대기업이든 신문사든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20%로 제한된다. 컨소시엄 구성은 불가피하다. 적어도 다섯 곳, 많으면 십 수 곳의 기업 또는 신문사가 공동으로 출자해야 한다.

끔찍하다. 컨소시엄 구성 이후, 컨소시엄이 MBC를 인수한 이후 벌어질 상황이 끔찍하다.

일반적인 예측 모델을 놓고 따져보자. 어느 대기업이 특정 신문사와 손을 잡은 다음에 여타 기업들을 끌어들여 컨소시엄을 구성한다고 치자.

이는 뭘 뜻하는가? 경・언 복합체의 출현을 의미한다. 경・언 복합체의 여론시장 지배를 의미한다.

여론 독과점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여론 독재라는 말이 합당하다. 컨소시엄이 특정 대기업과 특정 신문사의 상시적 협의창구가 되는 순간 신문과 방송의 논조가 효율적으로 조율된다. 특정 이슈에 대해 입장을 정하고 신문과 방송 양 날개를 동원해 몰아가기를 하게 된다.

도대체 어떤 집단이 이들의 행보를 제어할 수 있겠는가. 다른 언론은 적수가 되지 못한다. 정치권은 어떨까? 이들 역시 역부족이다. 지금도 일부 언론의 정치 지배력 또는 유착도가 문제되고 있지 않은가. 지금의 사정이 이런데 여기에 방송의 엄청난 파괴력까지 선사해 보라. 과연 어떤 정치집단이 이들과 ‘맞짱’을 뜨려 하겠는가.

조금 더 나가자. 신문・방송 분리가 무너진 데 이어 금산분리마저 무너지면 어떻게 될까? 특정 기업이 방송에 이어 금융까지 지배력을 넓히면 어떻게 될까?

양손에 떡을 쥐게 된다. 왼손에는 여론 혈맥을, 오른손엔 금융 혈맥을 움켜쥐게 된다. 그러면 끝난다. 경제와 정치가 모두 복속된다. 특정 기업, 특정 언론의 복합체에 의해 사회가 지배당한다.

비약일까? 이런 분석은 억측일까?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현실이기에 차라리 꿈이었으면 좋겠다.

ps. 꼭 MBC 민영화가 아니어도 된다. 케이블TV의 종합편성채널이어도 상관없다.

공청 안테나로 지상파 TV를 시청하는 가구는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의 가구가 케이블을 통해 시청한다. 이는 뭘 뜻하는가. 케이블 종합편성채널도 지상파에 맞먹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종합편성채널이 의무재전송 채널이 되는 순간 전국 방방곡곡에서 프로그램을 내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풀었다. 한나라당이 이 종합편성채널에 참여할 수 있는 대기업의 자산기준을 아예 풀어버렸다. 자산규모가 3조든 10조든, 아니면 20조든 상관없이 아무나 참여할 수 있게 빗장을 풀어버렸다. 지분율 30% 한도 내에서 마음껏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신문사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면 똑같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되고, 똑같이 방송과 신문 두 영역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게 된다.


▲사진 = 국회 문방위 회의실 출입문. ⓒ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