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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5/01 '이동관 기사' 누락…압력만이 아닌 게 더 문제다 (13)
  2. 2008/02/27 1급 특종상 줬던 <국민일보> 인데…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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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그게 '압력'이었다면 간단할지 모릅니다. 강자와 약자,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가 뚜렷이 드러나는 것이라면 해법을 찾기가 한결 쉬울지 모릅니다. '전선'을 분명히 하고 싸우면 되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국민일보>가 권력의 '압력'에 굴복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가짜 영농계획서 기사를 누락했다고 간주하는 건 어설프고 엉성합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까 먼저 이점부터 분명히 해야 겠네요. '압력'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게 아닙니다. 위치가 위치입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권력이 집중된 청와대의 대변인입니다. 전력도 있습니다. 박미석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의 논문 표절 기사를 누락한 전력을 갖고 있습니다. <국민일보>가 청와대의 권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볼 정황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건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겁니다. '압력'이 기사 누락 사태를 부른 '유일한' 이유는 아니라는 겁니다.

이동관 대변인의 해명에 또 다른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그가 그랬습니다. 압력을 행사한 게 아니라 부탁한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국민일보 편집국장은 친한 언론사 동기로 두세 차례 전화를 해 사정을 설명하고 자초지종을 얘기하면서 친구끼리 하는 말로 ‘좀 봐줘’라고 말했을 뿐이다.”

이동관 대변인의 말을 축약하면 "친한 동기에게 부탁했을 뿐"이 됩니다. 이게 바로 문제입니다.

'폴리널리스트'가 문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언론사 기자로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정치권으로 자리를 옮긴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동관 대변인 역시 '폴리널리스트'입니다. <동아일보> 기자로 있다가 이명박 캠프로 자리를 옮긴 사람입니다.

그래서 가능했습니다. "친한 동기에게 부탁"할 수 있었습니다. 거리낌 없이, 체면 불구하고 "좀 봐줘"라고 말할 수 있었습니다.

이동관 대변인만이 아닙니다. '폴리널리스트'는 수십 명을 헤아립니다. 어떤 '폴리널리스트'는 금배지를 달았고, 어떤 '폴리널리스트'는 감투를 썼습니다.

이들도 똑같이 할 수 있습니다. "친한 동기에게 부탁"할 수 있습니다. "좀 봐줘"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할 수 있습니다.

편집국장에게만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취재현장에 나와 있는 "친한 후배"에게 그렇게 부탁할 수 있고, 데스크에 앉아있는 "친한 선배"에게 그렇게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세상사가 꼭 칼로 무 자르듯 돌아가는 건 아닙니다. 생면부지의 정·관계 인사는 소 닭 보듯 할 수 있지만 여러 해를 동고동락했던 '폴리널리스트'는 그렇게 대하기 힘듭니다. 원칙을 뒷전으로 밀어놓고 '인지상정'에 빠지기 십상이지요.

그래서 하는 말입니다. 더 악성입니다. '압력'보다 더 복잡하고 '탄압'보다 더 미묘한 게 바로 이런 현상입니다. '인간적 의리'를 앞세워 '압력'을 희석시킬 수 있습니다.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명의 '폴리널리스트'가 선·후배를 붙잡고 "좀 봐줘"라고 말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면서 굳어가는지 모릅니다. '압력'이 '인간적 의리'로 둔갑해 일상화되고 구조화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사진 출처=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앞뒤가 맞지 않고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

<국민일보>로선 '대어'를 낚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낙양지가를 올릴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은 것이나 진배없었다.

2006년 김병준 교육부총리 논문표절에 이어 2007년에 이필상 고려대 총장의 논문표절을 특종보도한 <국민일보>다. 여기에 박미석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논문 표절까지 단독 보도했으니 학술보도에 관한 한 독보적인 위치를 굳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었다.

차별화와 특색화만이 살 길이라며 킬러 컨텐츠 찾기에 혈안이 된 언론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가뭄 끝에 단비 같은 특종이었다. 쌍수를 들어 환영해도 모자랄 개가였다.

근데 어찌된 일인지 <국민일보> 사장이 나서서 후속기사를 쓰지 말라고 지시했다. 사장이 킬러 컨텐츠의 킬러를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웬만한 상식으로는 그 이유를 헤아릴 수가 없는 조치다. 그래서 외압 의혹이 나온다. <국민일보> 노조는 이명박 대통령 측의 기사 삭제 요구가 있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전후맥락을 살펴볼 때 너무 자연스러운 문제제기다. 하지만 사장은 부인한다. 그건 아니라고 한다.

이틀 말미를 주면 기사 삭제 지시를 내린 이유와 경위를 밝히겠다고 했으니 기다려볼 일이지만 이 점 한 가지는 사전에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2006년에 김병준 교육부총리의 논문표절을 특종보도했을 때다. <국민일보>는 해당 기자에게 1급 특종상을 안겨준 데 이어 그해 말에 한 해를 결산하는 시상식에서도 '국민대상'을 수여했다. 2007년 이필상 총장의 논문 표절을 특종보도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다.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최소한 내부 요인은 아니다. 특종보도를 사장시킨 이유가 내부에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만 2년도 지나지 않아 특종의 개념과 특종상의 시상기준을 달리했을 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이리 보고 저리 재도 요인은 역시 외부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남은 문제는 딱 하나, 그 '외부'가 누구냐 하는 점이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