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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11/30 거울 보면서 독백한 이명박 대통령 (11)
  2. 2008/04/09 티저광고 티저선거 (3)
  3. 2007/12/12 대통령, 너는 누구냐? (7)


왜 대선 공약을 뒤집느냐는 말은 하지 않겠다. 세종시만 갖고 따질 일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747’도 물거품이 된 지 오래다. 자칫하면 반문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럼 왜 대운하 공약 실현을 반대했느냐’는 반문이다.

토도 달지 않겠다. 세종시를 바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양심’과 ‘역사적 소명의식’,  그리고 ‘정치적 순수성’이 맞느냐 그르냐는 여기서 가릴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이명박 대통령이 그렇게 믿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딱 하나만 얘기하자. 이명박 대통령의 실천방식이다. 양심에 따르고 역사적 소명의식에 순응하는 그의 행동방식이다.

잘못됐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솔직하지 못했다. 당당하지도 않았다. 정치권에서 세종시 논란이 이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했다. 심대평 총리 무산 파동을 계기로 정치권에서 세종시 논란이 거세게 이는데도 청와대는 ‘입장이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앞에서 그렇게 언급하면서 뒤에서 모색했다. 심대평을 대체할 충청 출신 총리를 찾았다. 충청지역 여론을 조금이라도 잠재우기 위해, 돌파력을 조금이라고 끌어올리기 위해 묘수 찾기에 나섰다.

때를 놓쳐버린 것이다. 결단하는 ‘지도자’의 모습을 각인시킴으로써 진정성을 설파할 선제적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이다. 이미지를 망쳐버린 것이다. ‘양심’과 ‘역사적 소명의식’, 그리고 ‘정치적 순수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정치적 행보를 그음으로써 국민 뇌리 속에 부정적 영상을 심은 것이다.


이게 이유다. 이명박 대통령의 실천방식, 다시 말해 ‘대통령과의 대화’ 화법이 잘못됐다고 평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설득 포인트를 잘못 잡았다. 데생 수준의 이미지에 채색을 하는 발언만 쏟아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이 반문을 쏟아내도록 만들었다. 순수한 마음으로 양심에 손을 얹고 역사적 소명에 머리 조아리고자 했다면 왜 그동안 좌고우면 했냐고, 왜 그동안 이중플레이 했냐고 되묻게 만들었다.

하려면 확실하게 했어야 한다. 맨 처음에 입장을 밝혀 논의 주도권을 쥐든지, 아니면 맨 나중에 입장을 밝혀 수정안을 보완하든지 했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핀트라도 바꿨어야 한다. 중간 타이밍에 ‘국민과의 대화’를 여는 게 불가피했다면 경위를 밝히는 데 주력했어야 한다. 자신이 왜 몇 달을 ‘모르쇠’로 일관했는지, 왜 총리 뒤에 숨었어야 했는지 밝혔어야 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양심에 손을 얹고 밝혔어야 했다. 자신이 설정한 ‘정도’를 걷고자 했으면서도 ‘샛길’을 밟아야 했던 연유를 설명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하지 않았다. 때와 상황을 고려치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내버렸다. ‘경위’ 대신 ‘입장’만 일방적으로 ‘연설’했다.

‘대통령과의 대화’라는 제목이 방증하듯이 국민과 대화한 게 아니라 대통령이 대통령과 대화한 것이다. 그렇게 거울과 대화하면서 자기 내면의 울타리를 증축한 것이다.

▲사진=지난 28일 열린 ‘대통령과의 대화’ 장면 ⓒ청와대 홈페이지

Posted by '토씨'

1.

결국 밝혀졌네요.

LG텔레콤의 티저광고였습니다.

서울과 부산의 주요지역 400곳에 이상한 광고판이 내걸렸었죠? 노란색 물음표 모양의 표지판에 깨진 모니터 그림과 함께 '다음·네이버는 어디로 갔을까'란 문구가 새겨진 광고판이었는데요. 알고 보니 LG텔레콤의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티저광고였습니다.

선거판에서도 비슷한 광고가 있었습니다.

전북 전주의 한 건물 외벽에 지난 2월부터 대형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현수막에는 아무 내용이 없이 큼지막한 물음표만 새겨져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는데요. 알고 보니 이곳에 출마한 한 후보 측이 내건 티저광고였습니다.

2.

총선을 떠올립니다. 두 건의 티저광고가 이번 총선과 닮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후보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국회의원 한명 한명이 걸어다니는 헌법기관이니까 내 지역에 출마한 후보가 누구인지 그 인물 됨됨이를 살피고 소신과 철학을 살펴 투표하라고 하는데 난감합니다.

후보가 내거는 공약 대부분이 지역 개발 공약인데 실현 가능성을 알 수 없습니다. 게다가 소속 정당의 정책과 배치되는 공약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투표를 해야 합니다. 투표는 민주 시민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하니까요.

고민에 빠집니다. 투표는 해야겠는데 뭘 보고 후보를 선택하죠?

능력을 어떻게 재야할까요? 학력일까요? 이게 기준이라면 역대 국회가 욕먹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내로라하는 명문대 출신이었으니까요.

경력일까요? 이 또한 전폭 신뢰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름만 걸쳤던 직함인지 아닌지를 구분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얼굴일까요? 허우대 멀쩡하고 훤하게 생긴 외모가 기준일까요? 이건 코미디겠죠. 잘 생긴 사람이 일도 잘 하는 게 법칙이라면 대한민국은 벌써 초일류 선진국이 돼 있어야 합니다. 성형술로 따지면 세계에서 손꼽히는 나라니까요.

정당으로 눈을 돌려보지만 어두침침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슈가 없는 선거입니다. 여와 야가 안정과 견제를 주장하지만 지극히 추상적입니다. 안정과 견제의 두 개념은 구체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약이 모호한 선거입니다. 각 당이 저마다 공약을 한아름 내놓긴 했는데 대개가 구두선에 그치고 있습니다. 게다가 예민한 사안은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3.

다시 티저광고를 떠올립니다. 광고판과 현수막에 큼지막하게 새겨졌던 물음표를 떠올립니다.

우리 가슴에도 물음표가 새겨져 있습니다. 투표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씻기지 않는 물음표입니다. 그래도 영원히 남겨둘 물음표는 아닙니다. 기표용지를 받아 드는 순간에 어떻게든 지우개로 지워야 하는 물음표입니다.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각 정당의 지나온 족적과 후보의 선거공보를 답안지 삼아 채점해야 합니다.

투표는 상대평가입니다. 어차피 '좀 더 나은' 후보를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채점자는 당연히 나 자신입니다. 나만의 잣대로 평가하면 됩니다.

티저선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후보의 소신과 철학, 정당의 정책 이전에 나의 소신과 정견을 곧추세우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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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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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후보가 '민생경제살리기 종합계획' 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대통령, 너는 누구냐?

너무 느닷없는 질문인가? 그래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유가 있다. 예부터 보자.

이명박 후보가 어제 '민생경제 살리기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휘황찬란하다. 일자리 창출하고, 농어촌 살리고, 서민주거 안정시키겠다고 했다.

이런 대목도 있다. 물가를 안정시키겠다며 유류비·통신비·대출이자·통행료·사교육비·보육비·의료비 등 7대 서민생활비에 낀 거품을 30% 제거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가구당 연간 530만 원의 생활비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돈이 얼마인가? 한 달에 44만 원이다. 쌍수를 들어 환영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다. <한겨레>가 쏘아붙였다. 다른 건 몰라도 통신비·의료비·카드수수료(대출이자)는 정부 결정권이 없는 항목이라고 지적했다.

이게 이유다. 도무지 거침이 없다. 대통령만 되면 안 되는 일이 없다.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뿅!'하고 주문만 외면 모든 일이 만사형통으로 풀릴 것처럼 말한다.

비단 이명박 후보만이 아니다. 거개가 그렇다. 일자리 몇 백 만 개 만들고, 사교육비 얼마로 줄이고, 서민주택 몇 십 만 채 건설하는 건 일도 아니라고 한다. 자기가 대통령만 되면….

왜 환상을 심어주냐고, 또 다시 '빌 공자 공약'이냐고 따지지는 않겠다. 너무 많이 말해 지겹다.

이 점을 지적하자. 왜 대통령이 돼야만 그 일을 할 수 있는 건가? 불가능 영역이 아니라면 왜 평상시에는 두 손 두 발 다 놓고 있었는가?

엄밀히 볼 필요가 있다. 대통령은 제왕이 아니다. 맘 가는대로, 기분 내키는 대로 행정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아니, 이 말도 잘못됐다. 조선시대 전제군주도 제 맘대로 하지 못했다. 왕권을 앞세울라 치면 신하들이 '법도'를 들어 제동을 걸곤 했다.

요체는 '법의 테두리'다. 행정수반으로서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은 법에서 나온다. 그 법을 만드는 곳은 국회다.

이 말을 확장하면 앞의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온다. 그렇게 절실한 국정과제였다면, 대선후보별 차이가 별로 없는 민생 돌보기라면 얼마든지 정당이 협조해서 할 수 있었다. 국회가 입법을 해서 행정부를 압박하면 얼마든지 관철시킬 수 있었다. 유류비와 통신비 내리고, 대출이자 깎고, 통행료·사교육비·보육비·의료비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국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았기에 대선 후보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하겠노라고 큰 소리를 치는 것이다.

지나간 일을 탓해 뭐하겠느냐는 말이 나올 법 하다. 앞으로 잘 하면 되지 않느냐는 낙천적인 충고도 나올 법 하다.

그래서 다시 들춘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예산안의 법정시한(12월 2일)을 넘겼다. 정부는 울상이다. 만에 하나 새해 예산안이 연내 처리되지 못해 준예산을 쓰게 되면 최대 25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내년 1월부터 지급될 예정인 기초노령연금도 주지 못한다고 조바심을 낸다.

이 뿐인가? 서민 난방요금 깎아주겠다며 마련한 정부의 특별소비세법 개정안은 겨울 한복판에 진입하는 지금까지도 국회에서 잠을 자고 있다. 대선후보들이 재래시장을 돌며 한결같이 얘기했던 대형마트 입점제한 법안은 몇 년 째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의료사고 발생 시 입증책임을 의사에게 묻는 '의료사고 피해구제법'도 국회의원들의 외면으로 꿔다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된 지 오래다.

나열하자면 끝이 없지만 너무 지겨울까 싶어 생략한다. 어떤 항목들이 더 있는지 알고 싶으면 다른 곳 살필 필요가 없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집만 살펴도 수십 수백 개의 입법과제를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이 말로 갈무리하자. 벼락치기 하는 수험생 치고 공부 잘하는 경우 못 봤고, 두고 보자는 사람 치고 무서운 경우 없었다. 비법은 늘 가까운 데 있다. 기본에 충실하고, 있을 때 잘하는 것이다.

아, 하나 깜빡했다. 국회는 지금 몸풀기에 들어갔다. 또 한 판 붙을 모양이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