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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줄 알았다.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가 “대통령의 (감세) 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이며 특히 정치인에 의해 쉽게 바뀔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고 못 박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가 감세 철회 검토 입장을 뒤집었을 때 논란은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다. 오히려 더 세게 나온다. 소장파들이 감세 철회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겠다며 연판장을 돌린단다.

왜일까? 청와대의 기세가 등등하고 당 지도부의 태도가 박정한데도 왜 한나라당 소장파들은 뜻을 굽히지 않는 걸까?

환기할 필요가 있다. ‘헤럴드공공정책연구원’과 ‘데일리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 조사 결과 응답자의 26.6%만이 서울지역 국회의원을 재신임 하겠다고 응답했다. 6.2지방선거 결과도 있다.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전멸하다시피 한 결과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감세 철회를 주장하는 의원들의 면면이다. 선창했던 정두언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서대문을이고, 연판장 돌리는 데 앞장 선 권영진 의원과 박준선 의원의 지역구는 서울 노원을과 경기 용인기흥구다.

정리는 어렵지 않다. 소장파 의원들이 감세 철회 뜻을 굽히지 않는 연유는 생존 때문이다. 이명박 정권의 정체성보다 자신의 생존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민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감세를 철회시키지 못한다 해도 한껏 목청을 높이면 지역구민의 매서운 눈길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지 않을까 기대한다. 

감세 논란을 중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것은 이명박 정권의 이완 현상, 나아가 레임덕 현상의 징후다. 살아있는 권력의 위세에 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살아있는 권력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공동운명체 의식보다 각자도생 본능이 팽창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물론 전조다. 이제 꼬물대기 시작했을 뿐 만개한 건 아니다. 아직은 솟구쳐 오르는 힘보다 찍어 누르는 힘이 더 세다. 그래서 다시 들어갈지 모른다. 연판장을 돌리고 의총을 소집해도 감세를 철회시키지 못하고 다시 복지부동할지 모른다. 하지만 한시적이다. 설령 역행상황이 빚어진다 해도 그건 잠정적인 것이고, 한정적인 것이다.

배 깔고 누운 땅바닥 온도, 즉 민심이 급랭하면 할수록 부동의 여지는 줄어든다. 자칫하다간 자신들이 동사하기에 직립보행을 감행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들을 무릎 꿇게 만드는 압력, 즉 권력의 위세가 약화되면 될수록 직립보행의 부담은 줄어든다. 공기 저항이 줄어들기에 자유보행을 만끽할 여지는 많아진다.

관심사는 그 임계점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수도권 소장파의 치고 빠지기식 행보가 이명박 정권의 정체성과 이미지에 미칠 영향이다. 청와대가 수도권 소장파에게 제시할 회유와 압박의 수단이다. 친이와 친박의 계파 갈등과는 별개로 전개될 친이계 내부의 이완과 응집의 반복과정이다. 놓쳐서는 안 될, 아주 흥미로운 관전거리다.

▲사진=한나라당 의원총회 모습 ⓒ프레시안

Posted by '토씨'

이렇게 물어보자.

대안정책야당을 한다고 해서 투쟁을 안 할 건가? 선명투쟁야당을 한다고 해서 정책개발을 안 할 건가?

단순함을 무릅쓰고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가 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말장난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 하나는 종부세고 다른 하나는 인사다.

종부세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을 때 민주당이 다짐했다.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 종부세율 1∼3%만은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11월 24일 별도 브리핑을 갖고 헌법재판소에서 합헌결정을 받은 종부세 과세기준금액(주택 6억원)과 세율은 현행 수준을 유지하되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감면에 대해서는 유연하게 대처하겠다고 다시 한번 확인하기도 했다

어떻게 됐을까? 민주당 다짐은 지금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을까? 그렇지가 않다. 확정은 안 됐지만 잠정합의를 봤다. 기획재정위 조세법안 소위에서 종부세 과세기준 6억원을 유지하되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3억원의 기초공제를 해주기로 한나라당과 사실상 합의를 봤다.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다짐했던 종부세 과세기준을 내준 것이다.

걸핏하면 촉구했다. 사퇴하라고 민주당이 목소리를 높였다. 한승수 총리를 비롯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향해 전방위로 사퇴 공세를 폈다.

어떻게 됐을까? 한 사람도 물러나지 않았다. 쌀직불금 파문에 휩싸인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이 물러나긴 했지만 이는 민주당의 투쟁 성과이기보다는 여론 공세의 결과물에 가깝다(정운천 농림부장관, 김도연 교과부장관, 박미석 수석의 경우도 이봉화 차관과 비슷한 경우다). 민주당은 무작정 지르기만 했을 뿐 마무리는 전혀 하지 못했다. 불교계가 들고 일어나고 여론도 꽤 동조했던 어청수 경찰청장 사퇴조차 관철시키지 못했다.


확인할 수 있다. 전자의 예에서 흔들리는 민주당을, 후자의 예에서 무력한 민주당을 확인할 수 있다. 대안을 내세우고 타협을 강조하며 애초 입장을 스스로 허무는 민주당의 모습을, ‘옹고집’ 이명박 대통령만 탓하며 은근슬쩍 입 씻는 민주당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의 최대 문제는 일관성 결여다. 더불어 일관성을 담보하는 전략의 부재다. 죽기살기로 싸워야 할 사안과 대안정책을 내놓고 주고받기를 할 사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종부세 과세기준보다 세율 고수가 더 중하다고 판단했다면, 부자만을 위한 법인세․소득세․상속세 인하를 저지하기 위해 주고받기 거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호언하고 장담해서는 안 됐다. 종부세 과세기준을 반드시 지키겠노라고 공언하며 국민에게 헛된 믿음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사과 한 마디로 사퇴 주장을 거둬들일 만큼 중한 사안이 아니었다면 애당초 사퇴를 주장해서는 안 됐다. ‘옹고집’ 대통령이 사퇴 주장을 일축할 것이 뻔했다면 배수진을 치고 싸워야 했다. 일을 벌이기만 하고 하나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는 무기력 야당 인상을 심어줄 게 아니었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은 다음 문제다. 시급한 문제는 번지수 찾는 법을 깨우치는 일이다. 돌밭에 씨 뿌려봤자 싹 나오지 않고 인천 앞바다가 사이다라 해도 컵이 없으면 마시지 못 한다. 자나깨나 대안만 제시하고 주야장청 투쟁만 벌일 게 아니라면 강온과 완급을 조절하는 전략은 필수다. 시기와 상황을 헤아리는 혜안 또한 필수다.

민주당은 이게 없다. 입만 살았지 주변을 살필 눈과 여론을 들을 귀는 닫혀 있다. 그래서 부질없다. 대안야당이니 선명야당이니 하는 입씨름이 한가하다.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전략을 운용하려면 중심이 서야 하고 중심을 세우려면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혹평하는 게 아니다. 대안야당론이 우향우를 선호하고 선명야당론이 좌향좌를 추구한다는 사실을 몰라서 비판하는 게 아니다. 한미FTA와 같은 중대사안을 놓고 노선 분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을 몰라서 힐난하는 게 아니다.

노선은 추상적인 것이라는 사실, 노선이 힘을 발휘하는 건 개개 사안에 적용될 때라는 사실을 재삼재사 강조하기 위해서다. 노선투쟁을 할 정도로 복잡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서조차 중심을 잡지 못하는 민주당이 갑갑해서다. 더 단순하게 말하면 노선투쟁을 할 만큼 민주당이 준비돼 있지 않다는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흔히 말하지 않는가. 개념 인지와 응용은 별개라고,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 한다고 말하지 않는가. 바로 이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진=민주당 내 개혁그룹인 ‘민주연대’ 발족식 장면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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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토씨'

똑같다. 정부가 9월 발표한 종부세 완화안과 거의 일치한다. 종부세 틀은 유지하더라도 부과기준은 완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헌법재판소가 그렇게 결정했다. 종부세가 입법권을 남용한 것도, 미실현 이득에 과세한 것도, 이중과세도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세대별 합산 과세는 위헌,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과세는 헌법불합치라고 했다.

예상했던 그대로다. 정치권과 언론이 얼추 내다본 그대로다. 그래서 의아하지 않다. 궁금하지도 않다. 헌재 결정 이후 국회의 모습이, 정부의 모습이 어떨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자중지란의 요소가 사라졌다. 종부세 부과기준을 놓고 정부와 한나라당이, 한나라당 지도부와 평의원이 보인 이견과 갈등이 사라지게 됐다. 이제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종부세 완화안을 밀어붙일 일만 남았다.

단순히 밀어붙이는 게 아니다. 끝장을 볼 가능성이 크다.

종부세 완화안은 상징이었다. 정부의 감세정책을 상징하는 요소였다. 좌로 상속·증여세 완화안을, 우로 소득·법인세 완화안을 거느린 꼭지점이었다. 이 꼭지점이 헌재 결정으로 탄력을 받게 됐으니 다른 감세안에도 모터를 달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정말로 의아하다. 민주당의 태도가 정말로 의아하다.

민주당이 대변인 구두 논평을 내놨다. 헌재 결정이 내려지기도 전에 “헌재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논평을 내놨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헌재 발언’에 총공세를 펴면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민주당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헌재 결정 기일 연기까지 요청했던 민주당이 후진기어를 넣은 것이다. “이제 국민이 헌재를 심판할 차례”라는 논평을 내놓은 민노당과는 다르게 고개를 숙인 것이다.

다르게 볼 여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민주당이 용빼는 재주를 갖고 있지 않는 한 사법적 판단을 정면에서 거부할 힘도 논리도 없다. 원칙적으로 존중하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다.

그냥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 민주당 대변인 구두 논평을 원칙적인 입장 표명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이해하려니 더욱 의아하다. 헌재 결정이 나온 후 민주당의 다른 대변인이 나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덧붙였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측한 대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강만수 장관의 ‘헌재 발언’ 배경에 대한 의혹을 아직 풀고 있지 않다는 점을 시사한 논평이다. 헌재 결정에 전폭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논평이다.

그런데도 일찌감치 ‘존중’ 논평을 내놔 스스로 가둬버렸다. '헌재 발언'에 의혹을 제기하는 자신들의 주장에 스스로 김을 빼버렸다. 

어떻게 할까? 민주당은 앞으로 어떻게 할까?

일반적 예상이 하나 있다. 법과 정치를 별개로 놓고 정치적 공세를 강화하는 길이다. 강만수 장관 사퇴 요구를 더욱 강하게 펴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그런 정치 투쟁은 전제가 무너진 결론을 붙잡고 씨름하는 것과 같다.

강만수 장관의 ‘헌재 발언’이 문제가 된 것은 헌재 결정에 정부의 입김 또는 읍소가 반영됐을 가능성을 전제한 것이다. 무너질 수밖에 없다.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는 그 순간 강만수 장관의 ‘헌재 발언’의 심각성은 사라지고 기껏해야 말실수로 치부된다.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울 성질의 사안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약화될 수밖에 없다. 헌재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 결과적으로 강만수 장관 사퇴 요구 명분을 약화시킨다. ‘헌재 발언’을 강만수 장관 사퇴의 결정적 이유로 내걸었던 지난 행적이 ‘생트집’으로 치부되면서 사퇴 주장의 근거를 약화시킨다.

민주당은 헤맬 수밖에 없다. 거점을 잃고 계기를 잃고 동력을 잃은 채 낙동강 물에 정처없이 흔들리는 오리알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

▲사진 = 헌법재판소 전경 ⓒ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


1면 : 오늘 당장 금융시장이 걱정인데 청와대는 “달러 부족 거의 해결”
3면 : 오락가락 당국자 말-“외환위기와 다르다” 열흘 만에 “그때보다 더 어렵다”
       경제학 교과서와 다르게 가는 한국
       과거 정부 위기관리는-대통령 탄핵정국서 주가 반등시킨 ‘성명 500자’
4면 : “당정협의, 되는 일도 없고 리더도 없고…”
5면 : 한국은 “단계적 조치” 뒷북 우려 일본은 “건곤일척” 선제적 대응
6면 : “DJ때는 실력 위주”…“MB는 인연중시”
       “인적쇄신 할 거면 당장 하고 안 할 거면 안 한다 선언해야”
사설 : 새 리더십으로 용감하게 국가 위기를 이겨내자

다른 신문이 아니다. 바로 ‘중앙일보’다. 이 신문이 오늘자에서 쏟아낸 기사들이다.

사실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다. ‘중앙일보’가 맹성토한 이명박 정부의 경제리더십은 여러 경제전문가와 언론이 지적했던 문제들을 재정리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강도가 세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리더십과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그것을 직접 비교하는 ‘파격’까지 감행했다.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면식도 없던 이규성·이헌재 씨를 각각 재정경제부 장관과 금융감독위원장에 임명한 반면 이명박 정부는 “시장보다는 인연을 중시하는” 인사를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 탄핵사태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시장에 대한)메시지가 절제됐고, 단호했고, 일관됐”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일사불란한 정부의 메시지 전달 기능이 실종됐다”고 꼬집었다.

단단히 뿔이 났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돌아가는 경제상황이, 대처하는 경제리더십이 갑갑하고 한심해 작심하고 성토했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그래서 액면 그대로 이해해도 된다. ‘중앙일보’ 스스로 “분명 위기”라고 규정한 현재의 경제상황을 풀기 위해 경제리더십을 새로 짜자고 제안한 것으로 받아들여도 된다.

아시아 외환위기 때 일본 미쓰비시종합상사 등이 거액의 달러화를 차입해 달러 가뭄에 시달리는 일본 은행들에 공급한 예를 들면서 대기업 역할론을 주창하고 “지금 한가하게 금산분리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한 사설 한 구절이 눈에 거슬리지만 덮어도 된다. ‘불 난 집에서 고구마 구워먹기’ 의혹을 야기할 수 있는 구절이지만 흘려도 된다. 사설 이외의 기사에서 금산분리를 끼워넣으려는 시도가 보이지 않는 점에 비춰 곁가지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치부해도 된다.

그럼 이건 어떨까? 새 경제리더십 구축이 거부되거나 지지부진하면 어떻게 될까?

‘동아일보’는 청와대가 연말 개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지만 ‘중앙일보’는 그조차 부족하다고 하니 묻는 것이다. “일러야 올 연말에나 가동될 인적 쇄신 프로그램을 놓고 ‘현 상황의 위중함을 모르는 한가한 발상”이라는 한나라당 내부의 비판을 힘주어 전하니 묻는 것이다. 나아가 ’조선일보‘는 인적 쇄신 요구에 청와대가 “꿈쩍 않는(다)”고 전하기에 묻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엔 답이 없다. 하지만 ’조선일보‘엔 실마리가 있다. 위중하다는 현 상황의 경제외적인 측면이 ’조선일보‘ 기사에 담겨있다.

“경제상황 악화가 자칫 정권적 차원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자칫 제2의 촛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 안에서 그런 우려가 퍼지고 있다고 한다. 코스피지수 1000이 붕괴된 지난 24일 경제위기를 우려하는 전화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를 주장하는 전화가 한나라당에 쇄도했다고 한다. 한나라당 민원국이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대외비’로 만들어 당 지도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조합할 수 있다. ‘조선일보’가 전한 ‘한나라당의 우려’와 ‘중앙일보’가 주장한 ‘지금 당장 교체’를 조합할 수 있다. 그럼 이런 얘기가 된다.

경제상황 악화가 정권적 차원의 위기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차단해야 한다. 경제상황 악화 요인 가운데 정치적 요인을 제거해야 한다. 인사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경제상황 악화를 세계경제 충격파에 따른 불가항력적 사태로 설명해야 한다.

그러려면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새 경제리더십 구축이 뒷북을 치면, 경제상황 악화가 더 심해졌을 때 인사를 하면 늦는다. 오히려 그런 인사가 이명박 정부의 ‘뒷북 행정’을, ‘무능’을 상징하는 요인이 돼 정권적 차원의 위기를 부채질할 수 있다.

이해할 만하다. ‘중앙일보’가 ‘지금 당장’을 촉구하는 연유를 헤아릴 만하다.

하지만 어쩌랴. 이명박 정부로서도 ‘지금 당장’ 할 수 없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경제상황 악화가 일단락되지 않은 게 무엇보다 크다. 경제상황이 ‘체념’을 야기하든 ‘희망’을 유발하든 어떻게든 일단락 돼야 인적 쇄신을 강구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경제상황 악화가 계속 진행되면 달리 손 쓸 수가 없다. 새 경제리더십을 구축하려 해도 쉽지가 않다.

아무리 짧게 잡아도 20여일이 소모된다. 새 장관을 내정하고 국회 청문회를 거치는 데 그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기간 동안의 행정공백을 어찌할 것인가.

아무리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다. 장관 청문회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MB노믹스의 성토장이 될 가능성을 막을 수 없다.

굳은 결심으로 이런 난관에 맞선다 해도 그 결과가 좋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행정공백이 자칫 ‘뒷북 조치’로 이어지면, 새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칫 청문회에서 말실수를 하면 그 여파가 고스란히 시장에 미치고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명박 정부로선 강구할 비책이 없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현재로선 정치적 지지층의 비판과 이반이 나타나더라도 어쩔 수가 없다. 정치적 지지층은 고사하고 집권 여당마저 중앙당사에 내걸었던 현수막(이명박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경제 반드시 살리겠습니다'란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내리는데도 달리 어쩔 도리가 없다(경향신문 기사 참조). 정치적 측면만 놓고 보면 그렇다.

Posted by '토씨'

기획재정부가 ‘강만수 경제부총리 만들기 프로젝트’ 문건을 만들었답니다. ‘장관님 PI(Personal Identityㆍ개인 이미지) 관리를 통한 대외 이미지 제고 방안’이란 제목의 문건이랍니다. △경제부처 선임수장으로서의 역할 강화 △소신은 견지하되 전투적ㆍ투쟁적 모습은 지양 △청년 등 미래세대와 소통을 원활히 하는 모습 △순수하고 진술한 인간적 이미지 부각 등을 설정하고, 그 실천대안으로 △국회 등에서 포용력 있고 여유 있는 태도 △미래세대와의 소통을 통해 인자한 할아버지, 나아가 멘토로서의 모습 제시 △오피니언 리더 등과 만찬 등에서 강 장관 개인의 성장사 부각 △KBS2 '경제 비타민' 등 방송 출연 등을 제시한 문건이랍니다.

‘서울경제’가 지난 20일 이 문건을 단독 입수해 신문 초판과 인터넷판에 보도하고서도 나중에 모두 삭제해 버렸답니다. 이 문건을 토대로 "강만수 장관을 경제부총리로 만들기 위한 내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가 빼버렸답니다.

실소를 금할 수 없고 의아함을 떨칠 수 없습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도 ‘강만수 사퇴’를 주장하는 판에 개인 이미지를 제고해 ‘선임수장’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발상을 했으니 실소를 금할 수 없습니다. 기획재정부 내부 문건임이 확인됐고 그 내용의 적정성 또한 논란거리인데 크게 보도되지 않고 부각되지 않았으니 의아함을 떨칠 수 없습니다.

이렇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요? 문건이 실소를 금할 수 없게 만들 정도로 망상적이어서 보도 가치를 부여하지 않은 걸까요? 그래서 많은 언론이 일소에 부치고 만 걸까요?

그냥 그렇게 이해하렵니다. 특종을 자진해서 묻어버린 ‘서울경제’, ‘건수’를 그냥 흘려버린 언론 모두 통상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그냥 그렇게 이해하렵니다. 일소에 부치고 말았다고 해석하렵니다.

자, 여기서 ‘곁가지 뉴스’에 걸맞게 샛길로 빠져 보겠습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문건에 대해 “개인적으로 (보고서를)썼고 말이 안돼서 파기했다”고 했습니다. “공식적인 문건은 아니다”라고도 했습니다.

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기획재정부의 어떤 개인(들)이 공식적인 업무도 아닌 보고서를, 그것도 말이 안될 만큼 형편없는 보고서를 썼습니다. 근무시간에 딴 짓을 했다는 얘기죠.

어떻게 해야 할까요? 피같은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급여를 축내면서까지 쓸데없는 짓을 한 기획재정부 공무원을, 결과적으로 강만수 장관에게 ‘누(?)’를 끼친 공무원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켜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기획재정부가 이 공무원(들)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보면 현 정부의 초심을 점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권 초기 유행어를 만들다시피 했던 게 얼리버드였잖아요? 과연 그 때의 그 기세대로 공무원 기강과 근무태도를 다잡을지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KBS2TV의 '경제비타민'은 왜 끼워넣었을까요? 그 프로그램이 출연 요청을 했던 걸까요? 아님, 일방적인 희망사항을 적은 것일까요?


▲사진=‘서울경제’가 단독입수해 보도했던 기획재정부 문건

Posted by '토씨'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잘리지 않는다. 국정감사 과정에서 여야 가리지 않고 그의 인책론을 펴고 있지만 이런 요구가 지금 당장 관철될 가능성은 없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미국에서 시작해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는 금융위기가 언제 어떻게 한국에 영향을 줄지 내다보기 어렵다. 범위를 예상할 수 없다. 금융에서 시작한 위기가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끼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게 이유다. 이명박 대통령이 강만수 장관을 즉각 자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비상대책을 써야 한다. 경우에 따라 물불 안 가리고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여야의 동의나 여론의 호응 여부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조건 위기를 진화하는 데 진력할 ‘악역’이 필요하다.

비상수단을 준비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외환위기의 책임을, 경제실정의 책임을 누군가에게 물어야 한다. 그러려면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정치공세와 여론질타를 온몸으로 받아낼 ‘제물’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강만수 장관이다.


명분은 있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고사를 들면 그만이다. 경제가 비상상황인데 경제수장을 바꿔 행정공백을 자초해야 겠느냐고 반문하면 그만이다. 이렇게 버티면 된다.

마냥 버티는 게 아니다. 길어봤자 연말까지다. 이때까지 버티면서 급한 불을 끄면 된다.

그래야 맞아떨어진다. 그렇게 해야 청와대가 짜놓은 일정표가 헝클어지지 않는다. 연말 개각을 통해 국정 분위기를 일신하려던 계획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물을지 모르겠다. 왜 연말이냐고? 왜 ‘터닝 포인트’를 연말로 단정하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제시할 수 있는 근거는 두 가지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말이 첫째 근거다. 그가 제기한 바 있다. 연말 여권 개편론을 주장한 바 있다. 여러 사람이 물었다. 연말 여권 개편론이 개인 의견인지 청와대와의 교감 아래 나온 주장인지를 물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즉답은 하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에 가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사실만 언급했다.

여권의 정황이 둘째 근거다. 청와대나 한나라당 모두 가을 정기국회를 별러왔다. 정기국회에서 ‘좌파 10년’의 흔적을 지우고 MB노믹스의 기초를 닦으려 했다. 야당이 반대하건 여론이 비판하건 아랑곳하지 않고 돌파하려고 했다. 그렇게 ‘전쟁’을 치른 후 평시체제로 돌아가려고 했다.

연말까지다. 이 두 가지 근거에 기초하면 강만수 장관의 수명은 연말까지 연장된다고 전망할 수 있다.

돌려 말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근거를 기초로 다른 점을 추가로 제기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에 부여된 시간 역시 연말까지다. 이때까지 외환 불안을 잠재우고 국정 일신의 계기를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이명박 대통령은 진창에 빠진다. 위기상황이 구조화 되면서 개각이나 강만수 장관 경질의 ‘약발’도 국정의 동력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사진=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청와대

Posted by '토씨'

강만수와 어청수, 두 사람의 운명이 참 기구하다. 돌고 돌았는데 결국은 제자리다.

기사회생하는가 싶었다. 환율을 방치한 책임 때문에, 촛불집회를 미온적(여) 또는 강압적(야)으로 대처한 책임 때문에 자리에서 쫓겨나는가 싶었다.

하지만 살아남았다. 두 사람 모두 대리경질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중경 차관이 대리경질 된 덕에, 어청수 경찰청장은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이 대리문책(주성영 한나라당 의원 표현) 된 덕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리고 몇 달…. 다시 백척간두에 섰다. 강만수 장관은 금융 패닉의 책임론에 시달리고 있고 어청수 청장은 불교계의 원성에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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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걸 두고 동병상련이라고 하던가? 반 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두 사람이 ‘붕어빵 경험’을 공유했으니 다른 말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팔자소관은 아니다. 되풀이 되는 우연은 더 이상 우연이 아닌 법, 두 사람이 같은 기간에 같은 경험을 했다면 거기엔 필시 곡절이 있게 마련이다. 뭘까? 두 사람을 ‘상련’ 지경으로 내몬 ‘동병’이 뭘까?

다른 데 있지 않다. 두 사람의 인사권을 쥔 이명박 대통령의 생각이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강만수 장관은 경제철학을 공유하는 ‘동지’이자 신앙을 공유하는 ‘친구’다. 강 장관이 여론의 뭇매를 맞은 환율 방기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747’을 달성하려다가 빚어진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어청수 청장은 통치철학을 집행하는 ‘충신’이자 아픔을 잊게 해준 ‘구원자’다. 어 청장이 물대포를 쏘고 조계종 총무원장의 승용차를 과잉 검문검색하는 사태를 연출한던 것도 따지고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법치’를 실현하려다가 빚어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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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를 수가 없다. 이런 사람들을 단 칼에 베는 건 인정상 할 일이 아니다. 도리가 아니다.

감상적이라고 일거에 내칠 일이 아니다. ‘인정’과 ‘도리’는 잘 디자인 된 포장지다. 그 ‘인정’과 ‘도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전략’을 감싼다.

강만수 장관은 ‘MB노믹스’의 화신이다. ‘MB노믹스’는 이명박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전략과제다. 그래서 자르기가 어렵다. 강만수 장관을 자르면 ‘MB노믹스’가 조정될지 모른다.

어청수 청장은 ‘법치’의 집행자다. ‘법치’는 이명박 정부의 정책집행의 효율성을 담보할 핵심 전략과제다. 그래서 솎아내기가 힘들다. 어청수 청장을 자르면 ‘법치’의 일선조직이 흔들릴지 모른다.

확연해진다. 강만수와 어청수, 두 사람의 사퇴를 둘러싼 공방엔 상당히 무거운 정치적 함의가 깔려있다. 이명박 정부를 끌고가는 두 수레바퀴, 즉 ‘MB노믹스’와 ‘법치’의 속도와 수위를 둘러싼 이견이 내재해 있는 것이다.

속단하지는 말자. 이런 진단이 이명박 대통령의 ‘사퇴 불가’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곧장 연결되는 건 아니다.

다른 방법이 하나 있다. 이미 써본 방법이다. 대리 경질하는 것이다. ‘MB노믹스’를 대리 구현할 수 있는 인물, ‘법치’를 대리 집행할 수 있는 인물만 있다면 대리 경질하면 그만이다. 본질은 놔둔 채 분위기만 바꾸는 차원에서 그렇게 하면 된다.

▲사진=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위)과 어청수 경찰청장(아래).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