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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가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했다.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공식협상기구를 띄워 후보 등록일(25∼26일) 이전에 단일화를 이루자고 제안했다.

잘 될 것 같지 않다. 정동영 후보는 손을 내밀었지만 문국현 후보는 손사래를 쳤다. "이 단계에 알맞은 논의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문국현 후보에게 득이 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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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후보 홈페이지

처음으로 돌아가 살피면 그 이유가 드러난다. 창조한국당은 애초부터 세력 통합, 즉 당을 합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았다. 최대치는 연대, 즉 후보 단일화였다.

따로 가고자 했다. 대선은 몰라도 총선에선 창조한국당의 간판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고자 했다. 그러기 위해선 노출도를 극대화하는 게 절실했다. 간판인 문국현 후보를 내세워 창조한국당의 '가치'를 유권자에게 각인시키는 게 긴요했다.

난제는 대선이었다. 후보 단일화를 마냥 거부하면 반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유권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는 일이었다. 자칫하다간 자신들에게 분열주의자라는 딱지가 붙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다고 후보 단일화에 덜컥 응하면 용해되기 십상이었다. 후보 단일화에 응하는 순간 자신들의 '가치'가 대통합민주신당의 이력에 의해 훼손될 수도 있었다. 문국현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었지만 그의 지지율은 어느 순간 답보상태에 빠져들었다.

정동영 후보의 미필적 고의에 가까운 '패착'이 이 대목에서 구명줄이 되었다. 창조한국당과 문국현 후보로선 후보 단일화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지푸라기를 손에 쥔 셈이었다. 경선 불복의 대명사인 이인제 후보와 단일화를 하고, 지역주의에 갇힌 민주당과 합당을 하겠다는 정동영 후보의 처사는 '퇴행'으로 규정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창조'와는 상극의 성질을 가진 구태에 가까웠으니 창조한국당으로선 내칠 명분이 차고도 넘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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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후보 홈페이지

물론 이것만으로 모든 게 설명되지는 않는다. 반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유권자의 후보 단일화 압력이 거셌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었다. 명분도 중요하고 전략도 긴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현실이니까….

하지만 이마저도 다르게 작동했다. 단적인 예가 있다. <한겨레>가 '리서치 플러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지지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지난달 10일 조사에선 61.8%였지만 지난달 17일 조사에선 50.7%로, 다시 지난 17일 조사에 와선 41.7%로 급감했다.

후보 단일화에 대한 지지도가 미끄럼질을 하는 이유가 뭘까?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일정하게 작용했다는 추론도 가능하지만 질문 문항이 '바람직하냐'이니까 논외로 하자. 질문 문항과 그에 대한 응답에 한정해서 풀이하면 한 가지 가설이 도출된다.

'단일화 당위성'이 예전만 못하다. 1997년 단일화에 대한 지지에는 '정권교체'라는 열망이 담겨있었다. 2002년 단일화에 대해선 비주류가 주도하는 개혁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엔 이런 요인이 없다. 오히려 민주당과의 합당, 이인제 후보와의 단일화라는 퇴행적 요소가 부각돼 있다. 지난 두 번의 단일화에는 반한나라당이란 연못을 출렁이게 할 돌팔매질이 있었지만 이번에 이게 없다.

문국현 후보가 움직일 공간은 넓디넓다. 선택을 강제당할 요인은 거의 없고 자유의사가 발휘될 여지는 폭넓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빠지지 않는 한, 다시 말해 후보 단일화가 필승 카드라는 사실이 후보와 유권자 모두에게 확연히 드러나지 않는 한 문국현 후보가 안절부절, 노심초사할 일은 거의 없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