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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오마이뉴스

딱 이틀 만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토해양부 업무보고에서 도심지 재개발·재건축 필요성을 강조한 지 이틀 만에 대형건설업체모임인 한국주택협회가 치고 나왔다. 이 협회의 신훈 회장이 각종 부동산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면 분양가 인하에 노력하겠다고 했다.

말은 '각종 규제'라고 했지만 타깃은 분양가상한제다. 분양가상한제로 건설업체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러면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고, 아파트 공급물량이 줄면 3∼4년 후에 아파트 가격 상승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한두 번 들은 얘기가 아니다. 분양가상한제가 실시되면 공급물량이 준다는 논리는 수백 수천 번 재생된 옛노래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다른 구절이다. 신훈 회장이 그랬다. "업체마다 원가 절감에 주력하고 있다"며 "기술개발 노력을 저해하는 규제를 완화할 경우 분양가를 낮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에둘러 말했지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분양가상한제를 유지해봤자 별 수 없으니까 이참에 확 풀라는 메시지다.

연유는 이렇다. 철근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레미콘 가격은 며칠 전 8% 넘게 인상하기로 했다. 기름값이 떨어질 줄 모르니 다른 건설자재 가격이 내려갈 리 만무다. 주택협회의 주장은 이런 사정에 터 잡고 있다. 건설업체의 등이 터진다는 얘기다. 분양가상한제로 분양가 인상길은 막힌 반면 건설자재 가격 폭등으로 비용 부담은 늘어난다는 주장이다.

궁금하다. 주택협회는 맥을 잘 짚은 걸까? 이명박 정부가 규제완화를 외치니까, 노무현 정부에서 금기시됐던 재개발·재건축에 손을 대니까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한 걸까?

궁금하다. 정부는 어떻게 대처할까?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입각해 기업 고충을 들어줄까? 아니면 '민생 프렌들리'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일언지하에 내칠까?

두고 볼 일이지만 분명히 말할 게 하나 있다. 포인트가 제대로 잡혔다. 정부가 52개 생활필수품을 집중관리 한다고 했을 때 대다수가 합창했다. 70년대식으로 가격 통제를 할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집중관리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분양가상한제는 예외다. 이것은 법이 보장한 가격통제책이다. 또 지자체는 분양가 내역을 꼼꼼히 살펴 분양승인을 내줄 수 있다. 물가 억제를 향한 정부의 불타는 의지를 만천하에 시범보일 수 있는 무대가 열린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도 나왔다. 국토해양부는 오히려 분양가를 10% 추가 인하하겠다고 했다. 용적률을 10∼20% 올려주고, 공공택지 개발에 민간업체도 참여시켜 택지개발비를 10% 낮추면 가능하다고 했다.

기준이 잡힌 셈이다. 분양가를 구성하는 여러 항목에 대해 정부가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잡은 셈이다. 분양가상한제가 건설자재 가격 인상으로 등이 터지는 건설업체를 더욱 옥죄는 요인인지, 아니면 건설업체의 원가(건축비) 인상 부담 주장이 엄살인지를 가릴 수 있는 틀이 마련된 셈이다.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볼 일이다. 몇 백원 몇 천원 하는 생활필수품보다 민생을 더욱 심하게 옥죄는 게 집값이니까 정부의 물가억제 의지가 드높이 발양되는지 똑똑히 관찰할 일이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