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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2'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7/02 성폭행 사건, 알권리와 모를권리 (22)
  2. 2010/07/02 피해가족 안심시키려 술 마셨다? (2)


1.
차마 말하지 못했습니다. 10년 넘게 아침마다 라디오에서 ‘뉴스브리핑’을 해왔지만 ‘조두순 사건’만은 차마 전하지 못했습니다. 그 끔찍한 사건을 학생들이 탄 등교 버스에 흘릴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말하지 못했습니다. ‘뉴스 보고 일기 쓰기’ 숙제를 해야 하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놈이 ‘김길태 사건’ 뉴스를 보곤 “아빠, 성폭행이 뭐야?”라고 물어봤지만 도저히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이 수준과 정서에 맞게 풀어 설명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한 지인이 ‘김수철 사건’ 뉴스를 지적하면서 다른 건 몰라도 범행이 발생한 학교의 주소지는 말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학교 주소지가 보도되자마자 인근 지역 어머니들 사이에 "어느 학교더라“는 말이 퍼졌다며 그게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2.
계속 품어왔던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알권리’ 못잖게 ‘모를권리’도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없고, 알아서 좋을 것도 없는 일은 보도하지 않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는 생각입니다. 단순 교통사고를 전하는 뉴스를 보면서, 길거리 시비ㆍ폭행 뉴스를 보면서 든 생각입니다.

사회성과 공익성을 찾을 수 없는 뉴스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재발방지책 촉구 차원이라고 이해하기도 어려운 뉴스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사생활만 노출시키는 뉴스라고 봤기 때문입니다.

3.
물론 다릅니다. ‘조두순 사건’과 ‘김길태 사건’과 ‘김수철 사건’은 이런 경우와는 거리가 멉니다. 치안망과 복지망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기에 사회성과 공익성을 충분히 담고 있는 사건이자 뉴스입니다. 그래서 뭐라 할 수 없습니다. 감히 ‘모를권리’를 들이댈 수가 없습니다.

오히려 부작용이 클지 모릅니다. ‘모를권리’를 내세워 그 같은 사건의 보도를 자제하면 범인 검거에 허점이 발생할지 모릅니다. 여론이 들끓는 사건엔 공을 들이면서도 세상이 무관심한 사건엔 상대적으로 심드렁했던 게 경찰의 수사관행이었으니까요.

4.
알릴 거면 확실히 알려야 합니다. 왜 그런 범행이 빈발하는지, 왜 그런 범행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하는지 제대로 알려야 합니다. 국민에게 뿐만 아니라 정부에게도 확실히 알려야 합니다.

CCTV 설치만이 대안이 아니고 화학적 거세만이 대안이 아닙니다. 어차피 그런 대책들은 ‘사후’에 맞춰져 있고 ‘일부’에 국한돼 있습니다. 중요한 건 ‘예방’이고 ‘전반’입니다. 왜 사건이 빈곤가정,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집중되는지를 알려야 하고 어떻게 빈곤가정, 결손가정 아이들을 보호할지를 알려야 합니다. 김수철의 사진과 김길태의 사진을 공개하는 것 못잖게 그들 또한 빈곤가정과 결손가정 출신이란 점을 알려야 합니다.

그렇게 알려야 이른바 ‘근원적 처방’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예산타령을 하고 인력타령을 하는 정부당국으로부터 제대로 된 예방대책과 보호대책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알려야 지역아동센터와 야학에 대한 지원마저 줄이는 정부 처사에 제동을 걸 수 있고, 부촌에 치안인력과 장비가 쏠리는 현상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고장 난 레코드처럼 흘러간 레퍼토리만 읊는 뉴스, 추리소설처럼 범행수법을 세세히 전하는 뉴스는 오히려 모방범죄와 유사범죄의 안내자 역할을 합니다. 이런 뉴스엔 차라리 ‘모를권리’를 들이대는 게 나을지 모릅니다.

5.
아동 성폭행 사건이 또 발생했습니다. 그제는 부산에서 여중생이 길을 가다가, 어제는 대구에서 초등생이 집에 있다가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조두순 사건’ 뒤에 ‘김길태 사건’이 발생했고, ‘김길태 사건’ 뒤에 ‘김수철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김수철 사건’ 뒤에 다시 서울에서, 부산에서, 대구에서 유사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화학적 거세와 전자발찌에 매달리고, 언론이 냄비 끓듯 보도를 쏟아내는데도  동종 범죄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6.
기가 막힙니다. 성폭행을 당한 대구 초등학교 6학년 여아가 그랬답니다. 중증 고혈압 환자인 아버지가 알면 충격을 받을 테니까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답니다.

정부와 언론이 범행과 범인에만 매달려 있을 때 어느 초등생은 자신의 고통에 아버지의 충격까지 혼자 짊어집니다. 정부와 언론이 전자발찌와 CCTV와 약물에 매달릴 때 대부분의 아동은 흉악한 어른의 손길을 혼자 막아내야 합니다. 

Posted by '토씨'


안정? 열불!
대구 여대생 납치살해 사건을 담당한 최모 경위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여대생 집에서 잠을 자고 술을 마셨습니다. 최 경위는 사건 발생일 오전 8시 20분경에 여경 두 명과 함께 집에 도착한 후 오후 2시경에 소파에 기대 한 시간여 코를 골며 잠을 잤습니다. 또 여경을 시켜 사온 소주 한 병과 맥주 PET병 한 병, 그리고 집에 있던 소주 한 병까지 혼자 거의 다 마셨습니다. 술 심부름을 간 여경이 늦자 ‘왜 빨리 안 오느냐’며 안절부절해 여대생 아버지가 등산 배낭에 들어있던 소주 한 병을 먼저 줬습니다. 감찰조사를 벌인 경찰은 최 경위로부터 “술을 마신 건 사실이지만 피해자 가족들을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대생 아버지는 술을 거의 마시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최 경위가 권하는 바람에 한 잔 정도만 마셨습니다. <기사 보기>
가족들이 안정되기는커녕 속에서 열불이 났겠구만.

……
어제 오후 5시경 대구 성당동에 사는 13살 초등생이 자신의 집에서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괴한에게 성폭행 당했습니다. 여학생은 중학생 오빠, 아버지와 함께 사는데 중증 고혈압 환자인 아버지가 충격을 받을 것을 우려해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기사 보기>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죄스럽고……

영하 날씨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가 박모 철도공사 과장과 김모 서울역무실 공익근무요원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박씨는 1월 15일 오전 7시 30분경 서울역 2층 대합실에 만취해 쓰러져 있던 노숙자 장모 씨를 역사 밖으로 쫓아냈는데요. 노숙자 장씨는 당시 술에 취해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진 상태였는데 역사 밖으로 쫓겨나 서울역 2번 출구 앞까지 갔다가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공익요원 김씨는 쓰러져있던 노숙자 장씨를 노숙자 구호시설 등으로 옮기지 않고 휠체어에 태워 서울역사 구름다리 아래에 버렸습니다. 결국 장씨는 숨졌습니다. 이날 기온은 영하 6.5도였습니다. <기사 보기>
영하 날씨보다 더 차갑고 매서운 인심.

칩거할까
국토해양부가 국가인권위의 도입 금지 권고를 거부하고 알몸투시기를 전국 주요 공항에 설치했습니다. 인천공항에 미국산 3대를, 김포ㆍ김해ㆍ제주공항에 영국산 각 1대를 설치한 데 이어 이르면 이달 안에 시험운영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기사 보기>
집에서 칩거할까? 불심검문에 이어 이제 알몸촬영까지 당해야 하니.

로켓포가 예고편이면
그제 밤 10시 10분경에 아프간 파르완주 차리카르시 인근의 우리 지방재건팀 공사현장 외곽에 RPG 로켓포 두 발이 떨어졌습니다. 공사현장에 한국인 58명과 현지인과 경호원 60명이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로켓 공격이 이뤄진 이 날은 지방재건팀 발족식을 하루 앞둔 날이자 파르완주에서 지방재건팀 활동을 대표하는 권한을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양하는 행사가 진행된 날입니다. 지방재건팀은 민간인 49명과 경찰 8명, 군 232명으로 구성됩니다. <기사 보기>
로켓포가 예고편이면 본편은?

양심은 고난속에서
언론노조 KBS본부가 어제 0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기자와 PD 중심의 조합원 70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는데요. 사측은 오전 8시 50분경 청원경찰 50여명을 동원해 본관 출입문을 봉쇄한 데 이어 오후 2시 조합원 총회를 위해 본관 민주광장에 모여 있던 조합원들을 건물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노조는 파업결의문을 통해 “KBS에 쏟아지는 비난과 조롱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오늘 파업은 시청자와 시민들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공영방송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사 보기>
양심은 고난 속에서 빛을 발하는 법.

의ㆍ치대든 의ㆍ치전원이든
교과부가 의ㆍ치과대학과 의ㆍ치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의ㆍ치전원은 학부 전공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학생들에게 의사가 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기 위해 2005년에 도입된 체제인데요. 제도 도입 후 이공계 학부생들이 의ㆍ치전원 입시에 매달려 이공계 대학원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자 이같이 조치한 겁니다. 대부분의 대학은 의ㆍ치대 체제를 선택할 예정입니다. <기사 보기>
의ㆍ치대든 의ㆍ치전원이든 좀 더 많이 배출해 좀 더 상냥하게 환자 대하길.

갈등 업
어제부터 타임오프제가 시행에 들어갔는데요. 기아차는 노조 전임자 204명에게 무급휴직 발령을 내렸습니다. 농협중앙회도 노조위원장 차량 등 지금까지 주던 각종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으며 각 시도 노조 본부장을 전임자로 인정하던 관례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진중공업, 한국델파이, PLA, S&T대우, 계양전기 등 12개 회사에서는 타임오프와 관련해 파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면 현대중공업, KT, 서울메트로 등은 타임오프제를 수용할 계획입니다. <기사 보기>
타임오프, 갈등 업.

대기업 배만 불린 건가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208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4.2%가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47.1%는 일부만 반영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중소기업의 원자재 구매가격은 지난해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올 4월 현재 118.8로 오른 반면 납품단가는 100에서 101.7로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 <기사 보기>
대기업은 원자재값 인상되면 잽싸게 제품값 올리던데. 결국 대기업 배만 불린 건가.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