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말 바꾼 오세훈 서울시장 ⓒ오마이뉴스
우선 전자부터 관찰하자.
한나라당 후보들은 뉴타운을 건설하겠다고 장담했고, 인가권을 갖고 있는 서울시장은 뉴타운 추가지정 가능성을 거론했고, 뉴타운 사업의 '원조'인 대통령은 은평 뉴타운 현장을 방문했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아귀가 맞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제 와선 말을 바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나서 강북지역의 집값이 들썩거리고 있다며 뉴타운 추가지정은 '절대', '분명히' 없다고 한다.
다음은 후자.
별반 차이가 없다. 민주당 후보들 역시 앞다퉈 뉴타운 건설을 지역 공약으로 내걸었고, 중앙당은 짐짓 모른 체 했다.
이제 와선 성을 낸다. 한나라당이 관권선거를 했다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양이 그렇고 질이 그렇다. 뉴타운 개발 공약을 내건 후보가 민주당보다 한나라당이 많고, 야당 후보의 주장보다 여당 후보의 주장이 더 '말발'이 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차이가 없다. 유권자를 기만하고 현혹했다는 점에선 어떤 차이도 없다.
유권자도 별로 할 말이 없다. 후보의 헛장단에 맞춰 춤을 췄다.
항변 요소는 있다. 특히 한나라당 후보들이 서울시장과 얘기를 나눴다거나, 교감을 나눴다고 사탕발림을 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으니 그럴 듯하게 들을 수밖에 없었노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너무 수동적이다.
거의 모든 구에서 뉴타운 공약이 나왔다. 이 공약대로라면 서울시 전체가 공사판이 된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애당초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집값이 꿈틀대고 있었다. 강남이 아니라 강북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부동산 대란이 노무현 정부에 치명타를 가한 걸 너무 잘 아는 이명박 정부가 뉴타운 남발로 똑 같은 우를 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적극적인 유권자라면, 후보를 뜯어보고 공약을 살펴보고 한 표를 행사하는 능동적인 유권자라면 부화뇌동할 일이 아니었다.
우울하고 막막하다. 정치권에서 연출되는 희극적 장면과 그 희극 뒤편에 깔린 그림자가 우울한 색조를 연출한다. 낯색 하나 안 바꾸고 손바닥 뒤집은 정치인의 모습과 환한 표정으로 박수 치던 유권자의 모습을 동시에 묘사할 길을 찾지 못해 막막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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