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규탄하는 시민단체 ⓒ오마이뉴스
300만 마리를 헤아립니다.
전북 김제와 정읍에서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살처분 됐거나 살처분을 앞두고 있는 닭과 오리가 300만 마리를 헤아립니다.
하얀 방역복을 입고 살처분에 전념하는 수천 명의 공무원과 주민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합니다.
'무엇 때문에 살처분을 할까?'
2.
생쥐깡이 나왔습니다. 칼날 참치도 발견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격노했습니다. "말도 안 된다"면서 "식품 범죄는 정말 나쁜 것"이라고 했습니다.
새삼 되돌아보면서 뒤늦게 반문합니다.
'무엇 때문에 저렇게 격노했을까?'
3.
웃기는 질문입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가 조류 인플루엔자 차단에 나서고 불량식품 단속에 나서는 건 의무에 해당합니다. '무엇 때문에'라고 물을 게 아니라 박수를 쳐야 하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다시 묻습니다.
'무엇 때문에 저렇게 할까?'
4.
미국과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협상에 나선 우리 정부의 태도가 참 부드럽습니다.
수입 대상 쇠고기를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했던 것을 풀 움직임을 보입니다. 광우병이 대부분 30개월 이상 소에서 발생하는데도 이 연령 제한을 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금지했던 뼈 있는 쇠고기 수입도 허용할 방침입니다.
'무엇 때문에?'라고 묻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5.
얼마 전 22살의 미국 여성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했습니다. 평생 미국 밖으로 나가본 일이 없는 여성이 인간 광우병으로 사망했으니 미국산 쇠고기에 문제가 있다는 의심은 '합리성'을 넘어 '확신' 수준으로 올라갑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을 대폭 완화하려고 합니다.
잘못 먹으면 인간 광우병으로 죽습니다. 생쥐깡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미국산 쇠고기가 태평양을 건널 차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하는 겁니다. 국민 건강을 염려한다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허무하게 완화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6.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습니다. 생쥐깡과 칼날 참치를 개탄하면서 고의성 있는 식품범죄를 집중 단속하라고 했습니다.
고의로 생쥐머리 집어넣고 칼날 집어넣는 업체가 어디 있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식품범죄를 '고의'와 '실수'로 나눠 대응 수위를 달리 하면 결국 업체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하겠다는 얘기로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항변도 제기됩니다.
곱씹어볼 만한 지적이지만 제쳐두렵니다. 더 크게 눈에 들어오는 현상이 있습니다.
'다우너' 영상이 공개돼 미국과 세계를 경악시킨 일이 있습니다. 광우병 등으로 의심되는 질병에 감염돼 제대로 서지 못하는 소를 지게차를 이용해 강제로 일으켜 세우는 미국 도축장의 모습이었습니다.
이곳만이 아닙니다. 이달 초에 미국 언론 스스로 보도했습니다. 18곳의 도축장 가운데 4곳에서 소 처리 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등뼈가 발견되자 미국 농무부가 경위를 조사해 보고서를 우리 정부에 보냈습니다. 거기에 분명히 적혀 있었습니다. 작업장 인부의 '실수' 뿐만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미국의 도축장에서 벌어지는 행위는 '실수'가 아닙니다.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에 해당합니다.
7.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명박 대통령은 고의적인 식품범죄를 엄단하라고 했는데, 그럼 (미필적)고의에 의한 광우병 방치 행위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답은 이미 나와 있지만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합니다. 그래서 또 다시 묻습니다.
'무엇 때문에 정부는 강수를 두는 걸까?'
두 가지 참고사항이 있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요구했습니다. 5월 임시국회를 열어 한미FTA 비준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이 오늘부터 내일까지 다시 열립니다. 이 시점은 이명박 대통령이 방미길에 오르는 시점과 일치합니다.
'이슈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뉴타운 헛방? 죄없는 자만 돌로 쳐라 (20) | 2008/04/15 |
|---|---|
| 생쥐깡과 닭·오리? 미국 쇠고기는 달라 (14) | 2008/04/14 |
| 대통령 정치발언 '그때그때 달라요' (4) | 2008/04/14 |
| 왜 국회의원은 '당선자'인가 (15) | 2008/04/1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