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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론이 오간다. 민노당 탈당-진보신당 창당을 결정한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 평등파 핵심 인사들이 창당 시기를 놓고 두 입장으로 갈린다.

시기를 가르는 기점은 4.9총선이다. 이 기점을 놓고 '전'과 '후'로 갈린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이러기도 쉽지 않고 저러기도 쉽지 않다. 의석을 하나라도 더 얻으려면 총선 전에 창당해 정당 득표율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이게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낭패를 본다. 자칫하다간 인큐베이터에서 심폐 소생술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그렇다고 묘수는 없다. 어차피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정직해야 한다. 정직하게 밝히고 당당하게 나서야 한다.

진보신당이 창당을 미룬다고 해서 총선에 불참하는 건 아니다. 정당 득표와 비례 대표를 포기할 뿐 지역구까지 포기하는 건 아니다.

이게 포인트다.

단순 가정이 성립한다. 심상정 의원이나 노회찬 의원이 진보신당을 추진하는 사실을 천하가 다 아는데 이들이 출마 지역구에 가서 무소속이라고 밝힐 수 있을까? 아니, 그렇게 밝히는 게 온당한 일일까?

나쁘게 보자면 유권자 기만에 해당한다. '신당' 후보에 걸맞지 않는 공학적 태도이기도 하다. 거꾸로 볼 여지도 있다. 진보신당의 뜻과는 무관하게 지역구 후보의 당락이 진보신당에 대한 국민 평가로 해석될 여지다.

진보신당이 지역구 출마를 아예 포기하지 않는 한 '총선 후 창당' 시나리오는 성립하지 않는다.

진보신당이 정직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평등파의 행동기조는 '안티'였다. '종북주의 반대', 이것이 민노당 분란의 격발제였고 민노당 분당의 촉매제였다.

그래서 알고 싶다. '종북주의'가 발붙일 수 없는 진보신당은 어떤 진보노선을 내보일까? '종북주의' 때문에 민노당 내 의견 수렴이 왜곡됐고 민노당 정책이 굴절됐다면, 그래서 국민의 외면을 자초했다면 그 대안은 뭘까? '종북주의' 요소가 스며들지 않은 새로운 진보노선이 뭔지, 그 노선을 구체화한 정책이 뭔지를 목도하고 싶다.

총선은 가장 좋은 창구다. 강령과 같은 선언적 문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걸 기준으로 삼으면 대한민국에서 지탄 받고 외면 받을 정당은 한 곳도 없다. 모두 저마다의 존재 이유를 갖고 있다.

중요한 건 구체적인 정책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의회에서 정책을 관철시키는 정치력이다.

의회 밖에서의 '운동'을 평가절하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결정적이라고 과대평가할 이유도 없다. 어찌 보면 '원외 운동'은 쉽다. '정치'를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과 타협을 통해 더 많은 실리를 챙기는 복합 전략이 아니라 선명성을 앞세워 호오 또는 선악을 가르는 단순 전략으로도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보신당이 추구하는 목표는 운동단체가 아니라 정당이다. 원외 정당이 아니라 제도권 정당이다.

밝혀야 한다. 자신들의 정책이 뭔지를 총선 공약을 통해 밝혀야 한다.

자신을 평가대 위에 올려야 한다. 국민으로 하여금 민노당 분당이 '종북주의' 폐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역패권주의' 또는 '분파주의'의 소산이었는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진보신당을 추진하는 평등파가 작은 차이에 집착해 '분열주의적 행동'을 보인 것인지, 아니면 '종북주의'가 도저히 건널 수 없는 큰 차이였는지를 따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게 정도다. 이제 갓 태동한 신진세력이라면 모를까 제도권에 10년 가까이 발을 걸친 기성세력 아닌가. '짱'을 볼 게 아니라 정직하게 자기 모습을 보이고 당당하게 평가를 받는 게 정도다.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