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화도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바다 건너 석모도가 보이는 장화리라는 곳이었지요.

사람 반 차 반인 유명 휴양지, 바가지요금 반 짜증 반인 유명 관광지와는 달리 고즈넉한 곳이었습니다. 이국적인 모양의 펜션이 드문드문 보이긴 했지만 우리네 농촌 모습이 보존돼 있는 곳이었습니다.

휴가 첫날, 펜션에 딸린 수영장(규모가 사우나 냉탕급)에 아이들을 남겨놓은 채 바다에 나가 망둥어 낚시를 했습니다. 밀물이 들이찬 바다에 몸을 반쯤 담근 채 팬션에서 빌린 대나무 낚싯대를 드리웠는데, 역시 ‘제일 미련한 물고기’라는 명성(?)을 유감없이 보여주더군요. 지겨움을 느낄 겨를을 주지 않은 채 끊임없이 입질을 해대더군요.

하지만 특별한 경험은 따로 있었습니다.

휴가 둘째날, 콤바인을 개조한 차량을 타고 드넓은 개펄로 나갔습니다. 거기서 물고기며 조개를 바리바리 잡아올렸습니다. 바다 체험을 안내하는 ‘낙조회집’의 조덕환 대표가 미리 쳐놓은 그물에서 잔챙이 물고기들을 먼저 수확(?)한 다음 개펄에 손가락을 찔러넣어 모시조개를 잡고, 이어서 다른 그물에 걸린 어른 팔뚝만한 숭어와 광어를 잡아올리고, 이어서 맛소금 뿌려가며 개맛을 뽑고…. 세 시간 여에 걸친 어로활동(?)을 마치고 나니까 큰 고무대야가 가득 차더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지금부터 어로현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맘껏 감상해 보시길….



▲첫 번째 그물에서 꽃게며 광어며 잔챙이들을 털어내는데 갈매기 수십 마리가 모여들더군요. 죽어버린 잔챙이 물고기들을 던져주면 깩깩 울어대며 군무를 펼치고…. 그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모시조개를 잡는 방법은 개펄에 난 구멍을 헤집는 것인데요. 아무 구멍을 헤집는 게 아니랍니다. 8자모양의 구멍, 조그만 구멍 두 개가 모여 약간 길다랗게 생긴 구멍을 파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모시조개를 캐낼 확률이 십중육칠.


▲꽃게 모습이 이상하죠? 지금이 허물을 벗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모습이 이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꽃게찜을 시식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었습니다.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어른 팔뚝만한 숭어를 50여마리쯤 건졌는데 아쉽게도 상당수가 죽어있더군요. 조덕환 대표의 말에 따르면 너무 일찍 그물에 걸려 죽은 것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회를 떠 포식하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몇 마리는 살아있었고, 죽은 숭어도쓸만했으니까요.


▲커다란 고무대야에 담은 물고기들을 분류하니 숭어가 50여마리, 광어가 서너마리, 모시조개가 60-70개, 꽃게가 40여마리…. 이중 일부는 점심 밥상에 회나 찜으로 오르고, 모시조개는 다음날 구이로 오르고…. 조덕환 대표는 잔챙이를 액젓으로 담아갈 수 있다고 했지만 시간이 많지 않아 포기하고, 숭어는 배를 갈라 소금에 절여 아이스 박스에 담아왔는데 서울에서 이 걸 말릴 생각을 하니 아래 위 집에서 비린내 난다고 항의할까봐 눈물을 머금고 펜션 주인에게 헌납하고 왔습니다.


▲다 아시죠? 강화도 개펄은 보존가치가 높은 세계적인 개펄입니다. 그래서 국가가 어민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대가로 그물 치는 걸 금지했다고 하는데요. ‘낙조회집’의 조덕환 대표는 7년 전에 이뤄진 보상을 받지않아 합법적으로 그물을 칠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 덕분에 1년 사시사철 하루에 한팀씩을 받아 바다에 나간다고 하는데 8월까지는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예약이 꽉 찼고, 주말의 경우 11월까지 대기상태라고 하더군요.

꽤 괜찮은 경험이었습니다. 칠순 어머니를 모시고 3형제 가족 11명이 총출동했는데 바다체험 비용은 30만원. 이 금액에 밥상차림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으니 그리 비싼 편은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서울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생명이 살아숨쉬는 개펄의 생태와 소중함을 일깨워줬고, 이틀 동안 회에다 조개구이에다 실컷 포식했으니 일석이조, 님도 보고 뽕도 딴 셈이죠. 

통상의 갯막이(마다에 그물기둥을 세워놓고 그물을 친 다음에 물속에서 퍼덕거리는 물고기를 손으로 잡아올리는)와는 다르게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털어내는 것이어서 약간 아쉽긴 했지만 조개 캐고 맛조개 뽑아올리고 꽃게 잡는 것으로 어느 정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주말의 경우 11월까지 예약이 꽉 차 여기서 강추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연락처 남깁니다. 예약이 취소될 수도 있고, 주중에 가실 분도 있을지 모르니까요. 연락처는 <낙조회집 대표 조덕환 032-937-8813>

Posted by '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