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건 몰라도 이 말은 맞다. “사회 통합은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은 맞다. 중요한 건 구호가 아니라 행동이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점은 안다. 이명박 대통령이 ‘중도 강화’를 외치고 ‘친서민 정책’을 부르짖지만 그것은 구호에 불과하다는 점은 안다.
그 예가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이다. 서민들에게 무보증으로 소액을 대출해주는 사업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민에게 실용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으로 꼽았던 사업이다. 이 사업의 실태가 이렇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주장했다. 희망제작소가 하나은행과 마이크로 크레디트와 같은 후원사업을 같이 하기로 합의하고 기자회견까지 했는데 어느 날 무산됐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국정원이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고 펄쩍 뛰었지만 박원순 상임이사는 주장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추정할 수 있다. 박원순 상임이사의 주장이 맞다면 이명박 정부는 친서민 정책을 앞장서 펴는 게 아니라 서민을 위해 차려진 밥상마저 엎어버린 셈이 된다. 단 돈 천원이 아쉬운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의 돈줄을 끊어버린 셈이 된다.
물론 추정일 뿐이다. 국정원이 아니라고 펄쩍 뛰니까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는 단정할 수 없다.
그래도 상관없다. 다른 사례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 정책,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의 실태를 엿볼 수 있는 다른 창이 있다.
보건복지가족부가 결정했다. ‘희망키움뱅크’ 사업 수행기관을 선정하면서 사회연대은행을 탈락시켰다. 2005년부터 소액대출사업을 벌여온 ‘원조’를 빼버렸다. 그 대신 지난해 11월,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을 지낸 김진홍 목사가 주도해 설립한 민생정책경제연구소 등을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노하우와 인프라가 구축된 단체는 빼고 경험과 실적이 전무한 단체, 그것도 보건복지가족부 스스로 ‘전단팀 미비 및 인건비 과다책정’ 문제점을 지적한 단체를 끼워넣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중도실용이 뭔가. 색안경 끼지 않고 현실에 기초해 성과를 추구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런 ‘중도’ 이명박 정부가 실용의 길을 저버렸다. 사업토대를 보지 않았고 사업실적을 살피지 않았다.
실태가 이러하니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 외에는 다른 결론을 낼 수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했다는 말, 즉 “사회 통합은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는 말을 청와대에 되돌려주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끌어낼 수가 없다.
▲사진=이명박 대통령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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