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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지시했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어긋남이 없도록 정중하게 모시라고 했습니다.

예우하지도 않았고 정중하게 모시지도 않았습니다. 경찰은 서울 덕수궁 앞에 차려진 임시 빈소용 천막을 걷어냈고 조문객의 앞길을 가로막기도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부했습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원망하고 있습니다. 봉하마을에선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찢겨지고 한승수 총리,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정동영 의원 등의 조문이 가로막혔습니다.

헤아릴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후 청와대발 뉴스 가운데 하나가 ‘사회적 파장에 대한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고인에 대한 조문이 행여 제2의 촛불로 번질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울먹이던 한 친노 인사가 울부짖었습니다. 정권과 검찰과 조중동을 향해 ‘당신들이 원한 게 이것이었냐’고 되물었습니다. 친노 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치적 타살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닙니다. 이건 아닙니다. 정중하게 모셔야 하고 원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일단은 그래야 합니다.

가려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지낸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건 결코 개인사가 될 수 없습니다. 그건 정치적 사안이고 역사적 사건입니다. 더구나 정치적 타살 주장이 불거진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가려야 합니다. ‘정치적 타살’이라면 그 근거를 대고 책임을 물어야 하고, ‘정치적 타살’이 아니라면 그 역시 반론을 펴고 자중을 당부해야 합니다. 원망하는 마음도, 경계하는 마음도 아닌 얼음장 같이 차가운 마음으로 캐고 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지금은 추모할 때입니다. 예우를 다해 상여를 멜 때입니다. 일단은 그래야 합니다.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경건한 마음으로 고인을 보낼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사진=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쓰러져 있다(위)
          경찰이 덕수궁 앞 조문객을 가로막고 있다(아래) ⓒ오마이뉴스

Posted by '토씨'